안주영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영업부장은 경쟁사들이 해외주식시장에서도 국내증권 영업과 같이 약정 증대를 통해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해외투자영업부는 지난 1984년 외국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외국인 전용 수익증권 판매 및 운용을 시작한 국제부가 모태가 됐다. 2000년부터 해외증권중개라는 새로운 사업을 추가해 오늘에 이르게 됐다. 현재 전 세계 33개 국가의 주식 및 채권 중개서비스를 고객에 제공하고 있다.
해외투자영업부는 지난 2005년 중국·홍콩 중개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고객과 추천종목을 둘러싼 분쟁이 거의 없었다. 해외주식투자 고객에게 자산관리자 입장에서 우량 기업에 대한 장기투자를 권유했기 때문이다. 타 증권사들이 약정을 늘리기 급급해 고객에 잦은 종목 교체를 권유하는 것과는 다른 전략이다.
안 부장은 “해외주식을 주요 투자자산이 아닌 글로벌 분산투자의 대상이라는 관점으로 고객들이 접근하도록 권유해 왔다”며 “이처럼 고객에 선량한 투자 조언가가 되려는 노력은 비공식적이지만 2007년 업계 최초로 개인고객약정 2000억원, 기관고객약정 4000억원 달성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가 해외주식투자에서도 우량 기업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수익 추구가 왕도라고 생각하게 된 데는 개인적인 경험도 크게 작용했다. 2009년 애플의 아이폰이 소개되자 200달러에 불과했던 애플의 주식을 매입해 400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아 고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사망소식에도 흔들리지 않고 주식을 보유했다.
안 부장은 “잡스가 대단한 사람인 것은 맞지만 한 사람의 영향력이 애플의 주가를 좌지우지하지는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잡스의 사망으로 인한 진통이 있더라도 애플의 주가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의 중소형주도 정보가 제한적인데 해외의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건 거의 ‘묻지마 투자’ 수준이라며 업계 주도주 이외의 투자는 절대 권유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투자영업부의 업무는 법인과 개인고객으로 구성된 리테일 분야와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등으로 구성된 홀세일 분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홀세일 분야의 기관투자가들은 자체 분석력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적절한 매매타이밍을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개인투자자의 경우에는 이런 능력을 보유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안 부장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양질의 정보와 적절한 투자타이밍을 제공해 주는 것이 해외주식투자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 현지의 증권전문가와 미국증시 전문가를 영입해 리서치 역량을 강화했고, 앞으로도 투자국가를 더욱 세분화해 지역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증시를 다루다보니 업무시간이 길어지는 불편함도 있다. 휴일이라도 세계의 다른 증시가 개장을 하는 경우에는 명절 연휴 등에도 근무를 해야 한다. 또 올 12월부터는 나이트 데스크를 운영할 예정이라 교대로 야간근무도 해야 한다. 해외주식 관련 제도가 명확하지 않은 점도 혼란스럽다. 강승혜 사원은 “국내와는 다른 해외주식만의 특성이 있어서 재미는 있지만 세법 등이 명확하게 구성되지 않아 어려움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업무상 어려움에도 아직 미 개척된 해외주식분야는 큰 매력이 있다. 안 부장은 “해외주식투자시장은 니치마켓(틈새시장)이라고 생각한다. 니치마켓은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남들이 모르는 좋은 낚시터’라는 뜻도 있다”며 “국내투자자들이 한국이라는 작은 낚시터에만 집중할 때 다른 투자자들은 글로벌 마켓이라는 더욱 큰 낚시터에서 애플이라는 대어도 함께 낚고 있었다. 투자자들이 대어를 함께 낚을 수 있는 좋은 낚시터를 소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