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식음료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식품가격이 오르며 엥겔계수가 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식음료주의 수익성 개선추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하위 20% 저소득층의 엥겔계수, 즉 소비지출 가운데 식음료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2.8%를 기록했다. 7년 만에 엥겔계수가 가장 높아진 것이다. 이는 공산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식음료의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이유도 있지만 식음료 제품의 가격 자체가 높아진 탓도 있다. 실제로 식음료 지출은 1년 전보다 7%나 늘었지만 먹은 양은 1.9%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음료업체들의 실적개선이 점쳐지는 통계지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강희영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엥겔계수가 높아진 것은 식음료업체들이 제품의 가격을 올린 결과”라며 “그동안 (정부의 압력으로) 가격을 올리지 못했던 식음료업체들이 가격을 상당부분 올릴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연구원은 “물가지수가 올라가면서 음식료에 대한 소비를 줄이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섣불리 엥겔계수와 식음료업체들의 실적을 연관시킬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주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히려 식음료업체의 주가에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가뜩이나 소비자물가가 올라가있는 상황에서 이런 소식이 전해진다면 식음료업체들이 가격인상에 더욱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책·정서상 식음료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기 힘든 상황이 이어질 것이어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엥겔계수가 오른 것은 신선식품 등 원자재 가격이 올라 식음료업체들이 어쩔수 없이 가격을 올린 이유도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물가가 오른 것을 식음료업체 탓으로 돌리고 가격인상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고 업체들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