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가구업계 2위 리바트의 경영권을 손에 넣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그린푸드는 퍼시스의 계열사인 시디즈와 일룸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전량을 204억원을 들여 취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매입한 주식수는 227만2110주로 기존 보유 주식을 합치면 398만3030주다. 지분율이 23.07%로 뛰어올라 최대주주가 됐다.
이번 지분매입으로 리바트는 1999년 현대그룹으로 분리된 이후 12년만에 현대가로 다시 편입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바트 경영권 확보를 계기로 사업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전국 13개 현대백화점에 리바트 매장을 내고 현대홈쇼핑을 통한 판매도 늘려 나갈 계획”이라며 “사업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권이 현대그룹으로 넘어가면서 업계에서는 리바트의 완전 매각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분기를 기준으로 경규한 리바트 대표와 특수관계인, 우리사주조합을 합한 지분율은 23.88%다. 겉으로 보이는 리바트쪽과 현대백화점그룹 쪽 지분이 대등하다. 업계 관계자는 “경규한 대표가 한국가구산업협회 회장직을 내년에는 내놓겠다고 말하는 등 현대의 지분 취득 이전부터 이미 정리가 된 분위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리바트 주식에 대한 투자 목적을 ‘경영 참가’로 변경해 공시한 것도 일맥상통하다.
이와 관련 리바트와 현대백화점 그룹은 “완전 매각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리바트 관계자는 “현대그린푸드와의 상호 협의하에 제한적 경영참여는 가능하지만, 리바트의 경영에는 관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오히려 주변의 복잡하고 불안했던 경영권에 대한 문제를 불식하고 사업에 전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바트는 지난 3분기에 1300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지만 1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사무가구업계 1위 퍼시스의 계열사들이 리바트의 주식을 대량 매집하면서 적대적 M&A에 대한 말이 끊이지 않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