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대전역사 회의실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그간 논란이 됐던 집행부 사퇴에 의견을 함께했다. 이들은 오는 14일 선수협과 만나 선수협 고위간부 A씨와 손민한 (전 롯데) 선수협 회장 사퇴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된다.
◇선수협, 무슨 비리가 있길래? = 검찰은 지난 4월 "A씨가 온라인게임 개발업체로부터 선수들의 초상권 독점 사용에 대한 청탁과 함께 25억원을 받았으며 횡령과 배임 혐의로 기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씨가 소송에 휘말리면서 선수협회는 현재 사실상 행정 마비상태다.
8개 구단 대표 선수들은 선수협회는 이미지가 손상된 책임을 선수협 고위 간부 A씨와 손민한(전 롯데) 선수협 회장에 대한 사퇴에 뜻을 모았다.
이들은 A씨와 손민한 선수협 회장을 퇴임시킨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빠른 시일 내에 새 집행부를 꾸려 밀려있는 산적한 현안들에 대처 한다는 계획이다.
◇현역 선수들 한목소리로 의견일치, 강병규도 동참 = 지난달 31일 각 구단 고참 선수들은 이 같은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선수협 안정을 위해 직접 나서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삼성과 넥센을 제외한 6개 팀 각 팀 주장들은 이 자리에서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A씨와 손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역 최고참이자 선수협회 회장을 역임했던 이종범과 아시아 4개국 프로야구 챔피언 결정전인 아시아시리즈를 준비하는 진갑용(삼성) 등도 훈련을 떠나기 전 이 같은 뜻을 담은 위임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에는 홍성흔 등 각 구단 고참 들이 모여 대전역사 회의실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집행부 사퇴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
홍성흔은 "지금까지 한 쪽의 얘기만 들었다"며 "현 집행부의 해명을 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14일 선수협과 만나 이번 사안에 대한 최종 결정을 도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 모인 선수들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선수협 초대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강병규(전 두산-SK)가 예고없이 깜짝 등장했다. 강병규 외에도 선수협 창설 멤버였던 포수 출신 김광현(전 OB-삼성)도 함께 했다. 강병규는 "흙탕물 싸움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전·현직 사무총장의 이권 다툼으로 변질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년 전부터 트위터 등을 통해 이야기한 것도 관심을 갖게끔 하기 위해서였다"며 "다들 이렇게 관심을 갖고 진심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선수들의 동의 아래 김광현과 함께 의견을 피력하는 시간도 가졌다.
◇現선수협 대표 손민한의 반응은? = 10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손민한 회장은 지난달 31일 고참 대표들이 모였다는 소식을 나중에야 들었으며 며칠 전 (모임에 참석했던) 홍성흔(롯데)으로부터 퇴진 관련 전화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그쪽 뜻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며 "정상적인 이사회 절차를 밟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A씨의 비리 혐의에 대해 지난 5월 이사회가 열렸으며 A씨의 직무를 1심 재판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곧바로 직무를 정지시킬 것인가, 해임시킬 것인가 등 3가지를 두고 회의를 진행했다"고 보고했다.
당시 각 팀을 대표하는 이사들이 팀으로 돌아가 선수들의 의견을 구했고 과반수로 직무 유지 결정이 내려졌다. A씨에 대한 1심 재판 결과는 내년 2월에 나올 예정이다.
손 회장은 "일단 이사회를 통과한 문제에 대해 다시 결정을 하기 위해 다시 이사회를 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선수협 조직을 바꾸는 것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