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9일 오후 국회에서 당 쇄신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다. 홍준표 대표는 이 자리에서 그간의 잇단 말실수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홍 대표는 먼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사실상 승리했다”고 했던 발언과 관련, “지난 총선 때 여러분이 득표한 유효투표율을 계산해보면 그 당시로는 이긴거였다”며 “그런 취지로 말한 건데 마치 그것이 투표에 이겼다는 뜻으로 오해받게 된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10·26 재보선 결과를 두고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다”라고 했던데 대해서도 “서울시장 선거는 졌지만 우리가 공천한 8곳에서 전승했다”며 “서울시장 선거 자체만 두고 한 게 아닌데 오만으로 비춰졌다면 정말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홍대 타운미팅에서 이대생에게 “계집애”라는 표현을 쓴데 대해선 학창시절 얘기를 한 것이 현재의 시점의 발언으로 인식돼 오해가 생겼다고 설명하며 “언론에 보니 막말을 한 걸로 되었는데 거듭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담 한 마디 한 것도 활자화되면, 정말로 잘못 비춰지면 큰 문제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으론 농담도 가려서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의총은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문제와 당 쇄신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언론에 공개된 자리에선 관련 발언이 나오지 않았다.
각 상임위에서 내년도 예산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총 168명 의원 중 30~40여명만이 참석해 출석률 또한 저조했다.
특히 홍 대표 발언 중간 중간 의원들은 “힘내시라”, “당을 다시 힘내 이끌어달라”면서 큰 박수를 보내는 등 지도부를 향한 강한 질타와 같은 무거운 분위기는 연출되지 않았다.
본격적인 쇄신 논의는 이후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홍 대표는 “기탄없이 어떤 내용이라도 말해주면 경청하고 경청해서 여러분의 의견대로 전부 집약해 당을 바꾸고 정부와 청와대를 바꾸는데 앞장 서겠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많은 토론과 말을 주면 대표단은 가감없이 받아들이겠다”며 “의원들의 지혜와 용기에 힘입어 반드시 성공적 결실을 맺어 국민 앞에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