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 정부가 러시아 국영기업 민영화에 한국 기업의 지분 참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교환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또 러시아에서 북한을 통과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가스관 설치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11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양국간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재정부에 따르면 박재완 장관은 한러 공동위에서 양국간 △경제정책 경험 공유 △교역ㆍ투자 확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제안했다.
박 장관은 기술상용화 능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제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 경제현대화 정책을 통해 IT, 우주, 의료 등 최첨단 기술을 산업화하려는 러시아간 상호 정책경험을 공유한다면 양국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에 상호 윈-윈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 장관은 또 한국의 지식공유사업(KSP)을 통해 베트남 등의 경제발전전략 수립과 수출입은행 설립을 지원한 경험을 소개하고, 러시아 극동지역개발에 이를 활용해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극동시베리아 지역 개발에 공항ㆍ철도ㆍ도로ㆍ항만 등의 풍부한 인프라 건설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개발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 한국측에서는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을 수석대표로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 담당국장 등 총 40여명이 참석했다. 러시아측에서는 바사르긴(V. Basargin) 지역개발부 장관을 공동위원장으로 경제개발부, 에너지부 등에서 총 50여명이 참석했다.
◇교역ㆍ투자
최근 러시아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영기업(에너지 기업 포함) 민영화에 우리기업이 지분 참여를 할 수 있도록 이와 관련된 정보를 상호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2008년 수출입은행과 러시아 대외경제개발은행간 자원개발 및 SOC 건설 지원을 위해 체결한바 있는 10억 달러의 금융협력계약의 활용범위를 IT, 의료, 에너지효율화 등 러시아 경대현제화 분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에너지ㆍ자원
러시아 천연가스 국내도입과 관련하여, 지난 9월 한국가스공사와 러시아 가즈프롬간 서명한 ‘러시아 PNG 로드맵’에 따라 북한을 통과해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가스관 설치가 현실화 되도록 양국간 지속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에너지 효율화 분야 협력과 관련해서도 에너지관리공단과 러시아 에너지청은 오는 12월 모스크바에서 ‘한러 에너지 효율화 포럼’을 개최하고 이후 ‘한러 에너지 효율혁신센터’ 설립과 러시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한국의 에너지 효율화 정책 교육연수 등도 실시하기로 했다.
전력 분야의 경우 한국 서부발전이 러시아 북카프카즈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참여할 것을 합의하는 한편, 현재 러시아 전력망 현대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중공업ㆍ효성중공업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간 전력망 연계를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산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러시아 스콜코보 재단은 양국 연구소간 IT 공동R&D를 위해 공동 연구분야를 선정하고, 연구수행을 위한 양국 R&D 펀드 설치를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전자제품의 에너지 효율등급 표기와 관련해 러시아는 2012년 러시아의 등급표기 기준이 명확해지기 전까지 유럽방식 라벨의 동등성 인정 등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조선산업의 경우 러시아 극동지역 조선소 현대화를 위해 양국 기업간 지속 협력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로 했다.
◇건설ㆍ교통
건설ㆍ교통 분야에서 러시아는 인천공항공사가 하바롭스코 공항 현대화 및 이르쿠츠크 신공항 건설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정비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개최 관련 건설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러시아 고속철도 건설에 한국의 건설 경험을 공유하기로 했다.
해운 분야에서는 우리의 북극항로 이용, 극지선원 교육 등에 러시아가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 오렌부르크시 쓰레기 매립장 건설 사업에 필요한 재정승인도 신속히 조치하기로 했다.
◇과학ㆍ기술 및 농ㆍ수산업
양국은 두차례 나로호 발사 실패의 원인을 조속한 시일내에 규명하고 개선사항을 보완해 3차 발사를 성공하는데 협력키로 했다.
또한, 우리측은 다목적 인공위성인 아리랑 5호를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지연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발사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농ㆍ수산업분야에서는 현재 추진중인 ‘한러 국제교역수산물센터’설립을 위해 공동연구를 실시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양국은 농업분야 협력을 위해 농림수산식품부와 러시아 농림부간 협력 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보건ㆍ의료 및 문화ㆍ관광
보건ㆍ의료분야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러시아의 보건의료제도 현대화 사업에 한국 의료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측은 러시아 극동지역의 의료센터 건립, 의료인력 교육 등에 한국의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러시아의 디지털 건강검진센터에 한국 의료기기, 의료 IT시스템을 도입하는데도 적극 협력키로 했다.
양국은 또 상호 관광객 확대를 위해 오는 2013~2015년 ‘한러 상호방문의 해’를 추진하고 관광비자 발급 절차 간소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관광산업간 협력을 위해 관광산업 종사자와 언론인을 위한 팸투어 개최, 한러 양국에서 개최되는 국제관광전시회 상호 참가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중소기업ㆍ통계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관한 경험 교류 등을 위해 중소기업청과 러시아 경제개발부간 중소기업 협력 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의 통계 정책, 기술 경험 교류를 위해 ‘한ㆍ러 고위급 통계협력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통계기술 관련 정보도 교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