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현지화로 아시아IB시장 뚫는다

입력 2011-10-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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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문 연 홍콩법인 2년만에 직원 두배이상 늘어 싱가폴·대만 등 진출 계획…유럽 금융시장 전략거점 마련

▲광저우컨퍼런스 모습.
2015년 ‘아시아 톱 5’, 2020년 ‘글로벌 톱 10’을 향한 삼성증권의 보폭이 커지고 있다. 홍콩법인을 거점으로 한 아시아 IB(투자은행)시장에서의 성과가 속속 나오면서 ‘글로벌 IB 경쟁’에서 단연 선두를 굳히는 모양새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현지인력 60여명으로 2009년 8월 시작했다. 2년 사이 인원은 130명까지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로 인재와 자본이 몰리는 상황에서 이뤄진, 한국 증권사 최초의 대규모 투자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실적은 규모보다도 빨리 성장했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한국 증권사 최초로 주관한 독일기업의 홍콩 상장을 포함해 IB부문에서만 한화 3조4000억원 규모의 딜을 완수했다. 얼마 전 중국 최대 증권사인 CITIC(중신)의 홍콩 기업공개(IPO)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이 국내사 중 유일하게 선정된 데도 홍콩 IB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현지 기관을 대상으로 한 브로커리지(Brokerage) 부문 성장세도 무섭다. 기관고객 계좌 수는 1년 새 10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대형기관 30여사를 새로 고객으로 유치했다. 삼성증권은 홍콩 사업이 빠르면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2~3년 후에는 연간 순매출 2000~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95년 11월 오픈한 홍콩사무소가 10년도 채 안 되는 기간 사이 해외 투자은행 업무 개척을 위한 전초기지로 커진 것이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현지 리서치센터, IPO·증자·블록딜 등 ECM과 M&A를 중심으로 한 기업금융, 직접운용(Trading), 자기자본 투자(PI) 등을 모두 영위하며 글로벌 IB로서의 행보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홍콩뿐 아니라 1994년 런던사무소를 시작으로 뉴욕·상해·동경 등 전세계 주요 거점에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런던과 뉴욕법인에도 세일즈 인력을 보강하며 서구 지역에서도 더욱 활발히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곧 싱가폴과 대만, 인도 및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올해 성적표는 화려하다. 삼성증권은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쌍용자동차 인수,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 인수, 랜드마크 M&A 딜인 신세계-이마트 기업 분할을 성공적으로 자문하며 지난 9월말 블룸버그가 선정한 M&A 리그테이블 1위를 차지했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 나아가서는 삼성그룹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었던 것처럼 삼성증권이 삼성그룹 ‘제2의 반도체’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 10일 유상증자를 실시한 삼성증권은 3조200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갖추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신설된 프라임브로커리지팀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키워간다는 전략이다. 이미 운용사들에 대한 사전 마케팅이 시작됐고, 올해 말 전산 인프라 구축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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