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거대 소비재업체 클로록스 인수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아이칸 아이칸엔터프라이즈 회장은 클로록스 이사회 전원 교체를 요구하며 회사에 세번째 인수 제안을 했다고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주당 78달러, 총 103억달러(약 11조원)를 지급할 것이라며 잔액인수(Back Stop) 형태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앞서 클로록스는 지난달 아이칸의 두 차례에 걸친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클로록스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 이사회는 여전히 믿을 만한 인수 제안에 대해 열려 있다”면서 “그러나 아이칸은 회사를 저평가하고 신뢰가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클로록스 측은 또 아이칸이 회사의 부채를 책임지고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등 신뢰성 있는 제안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칸은 현재 클로록스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그가 이번에 제시한 인수가격은 앞서 주당 80달러에서 낮아진 것이다.
아이칸은 “클로록스에 대한 실사평가 등의 번거로운 절차를 빼고 보장된 가격에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가격을 낮췄다”면서 “잔액인수는 내가 보다 더 많은 리스크를 안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잭 루소 에드워드존스앤컴퍼니 애널리스트는 “아이칸은 회사를 정말로 인수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회사에 매각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칸은 프록터앤갬블(P&G)와 콜게이트파몰리브, 킴벌리클락 등에 전략적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콜로록스가 경쟁사와 합병할 경우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공공연하게 인수 후 매각 의사를 밝히고 있다.
클로록스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2.8% 급등했다. 아이칸의 잇따른 인수제안에 클로록스의 주가는 올 들어 주가가 11% 올랐다.
※ 용어설명: 잔액인수(Back Stop)
잔액인수는 증자 또는 가격과 물량을 미리 정해 놓고 지분을 일괄 매각하는 ‘블록세일’ 등을 계획하고 있는 회사가 대주주, 또는 이 업무를 전담하는 주관사와 맺는 계약이다.
블록세일의 경우 회사는 잔액인수를 통해 주식을 무위험으로 처분할 수 있으나 그 만큼 대주주나 주관사는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