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가로수길, 청담동 명품거리, 인사동 예술거리 등 신흥 상권이 뜨고 있지만 상권의 터줏대감 ‘강남’에 비할 수 없다. 명동과 함께 국내 2대 상권 중의 하나인 ‘강남 상권’은 패션·문화·음식의 요충지다. ‘대한민국 상권 1번지 자리’를 놓고 명동과 자웅을 겨뤘지만, 오는 9월 ‘1등 굳히기’에 들어간다. 9호선에 이어 황금라인으로 불리우는 신분당선 개통이 되면 하루 유동인구만 100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여 강남역 상권은 명실공히 국내 최대 상권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강남역 상권은 지하철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상권이 뻗어있다. 크게 테헤란로, 강남대로, 서초로, 강남역 사거리 등으로 나뉜다. 지하상가와 지하철역 6, 7번 출구에서 신논현역 사거리까지 유흥 상권을 형성하고 있고 역삼역 방향의 테헤란로, 양재역의 강남대로, 서초로는 사무실 및 아파트 단지, 오피스텔들이 위치해 있다.
강남상권의 주류는 먹을거리다. 음식점과 주점이 압도적으로 많다. NICE신용평가정보 E-비즈본부에 따르면 강남역 7번 출구에서 100m 정도 들어간 지점을 기준으로 상권 반경 500m내에 호프·맥주 업종을 가진 점포 수가 70여 개 밀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커피전문점 수는 50개 이상 밀집되어 있다. 해당상권에서 호프맥주·커피전문점 등을 이용하는 인구는 주거인구 2만2894명, 직장인구 9만5230명으로 집계된다.
박영준 NICE신용평가정보 E-비즈본부 E-인프라사업실 실장은 “강남상권은 관공서 15개, 교육기관 2개, 금융기관 50개, 지하철역 1개, 버스정류장 31개 등이 밀집된 대형 상권”이라고 평가했다.
◇상권 확대로 강남역 상권 진화=활발한 재건축과 9호선 개통으로 갈수록 강남역 상권은 발전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개통한 지하철 9호선이 강남역북쪽 교보타워사거리를 경유하게 되면서 하루 유동인구는 50만명을 상회하고 있으며, 오는 9월 신분당선이 개통하게 되면 1일 유동인구 10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벌써부터 주변 상권이 들썩거리고 있다. 기존 3호선에 이어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더블 역세권 상권이 되는 양재역세권 상권도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양재역 상권은 신분당 개통 시기와 교보타워사거리에서 뱅뱅사거리를 잇는 지하도시 건설 개발 계획이 맞물려 상권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지하도상가가 11개월간의 전면 보수 공사를 끝내고 총 218개 점포가 운입점한 쾌적한 쇼핑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리뉴얼 이전에도 하루 40만여명의 유동인구가 붐볐고, 쇼핑의 편의가 더해져 유동인구는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강남역 지하도상가가 쾌적하고 편리한 시민생활 공간으로 거듭나 상권이 크게 활성화되길 바란다”면서 “특히 젊은 여성층이 많이 찾는 특성에 맞춰 패션 중심의 상권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역 땅값 3.3㎡당 4억…더 오른다 = 강남사거리의 랜드마크 뉴욕제과 옆에 삼영빌딩이 올해 4월 600억원에 거래되면서 업계 화제를 모았다. 실거래가로는 강남역 일대 빌딩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이며, 공시지가는 3.3㎡당 1억3455만원으로 실거래가가 공시지가의 3배에 달한다.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매장이 위치한 땅의 공시지가는 3.3㎡당 2억559만원이다. 던킨도너츠 빌딩의 실거래가·공시지가 비율로 하면 실거래가는 3.3㎡당 4억원 정도다. 명동에서 가장 목 좋은 곳이란 점 등을 감안하면 3.3㎡당 5억원 안팎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오히려 공시지가와 비교하면 명동에 비해 강남역 인근 삼영빌딩의 실거래가가 상당히 높았던 셈이다.
인근의 부동산업체 한 관계자는 “강남 최대 상권인 뉴욕제과에 옆에 있어 위치가 강점이지만 명동 빌딩대지 가격을 3.3㎡당 최고 4억~5억원 안팎으로 감암하면 국내 상권 중 가장 비싼 땅인 명동과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명동은 이미 정점을 찍은데 비해 강남역 인근의 땅값은 앞으로도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강남역 상권의 경우 지하철 2·7·9호선에 신분당선이 개통될 예정인 등 사통팔달의 교통체계를 구축하면 유동인구가 늘고 덩달아 땅값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