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른 정을 소재로 모성애를 조명한 애니메이션(이하 애니) ‘마당을 나온 암탉’과 ‘리오’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양계장에서 식용 달걀만 낳아온 암탉 ‘잎싹’이 가출을 감행해 종류가 다른 청둥오리 알을 발견하고 키우는 이야기로 6년의 제작기간을 거친 2D 한국 영화다.
‘리오’는 지구에서 한 마리 남은 희귀종 수컷 마코앵무새 ‘블루’를 기르는 린다가 같은 종 암컷 ‘쥬엘’과 짝을 지어주기 위해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루를 방문해 벌어지는 내용을 그린 3D 헐리우드 작품이다.
잎싹은 다른 종류의 새인 청둥오리 ‘초록’을 최고로 잘 나는 청둥오리로 훌륭하게 성장시킨다. 린다 역시 블루를 사람처럼 대해 애완용 새를 뛰어넘는 똑똑한 브레인으로 길러낸다.
날지 못하는 텃새 잎싹과 날아야하는 철새 청둥오리 초록, 인간 린다와 야생조류인 블루 등 두 영화는 이종(異種)간의 모성을 담았다는 점, 이종의 사랑은 결국 이별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마당을 나온 암탉은 동명 소설의 원작에 충실해 새드 엔딩을, 리오는 뮤지컬풍의 해피 엔딩으로 영화를 마무리해 접근 방식을 달리했다.
두 영화는 쟁쟁한 더빙 캐스팅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소리는 잎싹을, 유승호는 초록역을 맡아 모자(母子)의 정을 음성으로 표현해낸다. 최민식은 파수꾼 청둥오리 ‘나그네’로 등장해 실사 영화에 버금가는 무게감있는 목소리 연기를 선보인다.
잎싹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수달을 연기한 박철민은 “문소리씨가 초록이와 소통하는 장면을 보면서 뱃속의 아이를 대하듯 하는 게 느껴졌다” 며 “그가 출산을 앞두고 있는 만큼 뜨거운 모성애가 발휘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고 문소리의 연기를 호평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는 리오는 한국어 더빙판에 ‘성균관 스캔들’에서 구용하 역을 맡은 ‘송중기’ , 국민 여동생 ‘박보영’ 등 청춘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송중기는 못 날지만 명석한 새 블루의 목소리를, 박보영은 파랑새 암컷 쥬엘 더빙을 맡았다. 리오의 영어판에서는 ‘소셜 네트워크’에서 마크주커버그 역할 맡은 제시 아이젠버그가 블루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앤 해서웨이가 쥬엘을 연기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한국 장편 애니가 고사상태인 가운데 선보이는 터라 작품의 흥행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리오는 지난 4월 미국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에 오른상승세를 한국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 작품 모두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아 여름 맞이 영화관 나들이에 나선 가족 단위 관객들을 얼마나 끌어들일지가 관건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오는 28일, 리오는 하루 앞선 27일에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