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한국인 최초로 유엔 사무총장이 된 후 5년 만에 국제사회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당당히 세계대통령 재선에 성공한 것이다.
반 총장은 해방직전인 1944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충주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62년 영어웅변대회 부상으로 미국을 방문해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 후 외교관의 꿈을 키웠다.
그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인도에서 외교관으로의 발걸음을 디뎠다.
반 총장은 ‘일벌레’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성실해 상사와 후배들로부터 두루 인정을 받았다.
그는 미주국장, 외교정책실장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외교부 차관 등 주요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지난 2001년 한러 정상회담 합의문에 조지 부시 행정부가 폐기를 주장한 탄도탄 요격미사일 제한 조약의 보존과 강화를 뜻하는 문장이 포함되자 반 총장은 그 책임을 지고 차관직에서 불명예 퇴진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야인으로 지낸지 넉달 후 한승수 당시 외교부 장관이 유엔총회 의장이 되면서 그를 의장 비서실장으로 발탁한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내면서 사심없는 보좌와 성실성, 조정과 합의를 원만하게 이끄는 능력을 인정받아 외교통상부 장관에 임명됐다.
그의 성실성은 유엔 외교관들도 감복시켰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식사 자리에서의 와인 한 두잔을 제외하고는 거의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는 “아프리카와 중동, 동유럽과 남미 등 세계 도처의 안보와 평화문제는 그 지역의 특수상황을 미리 파악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기후변화와 개발의제 등도 전문적 지식과 상식을 필요로 해 틈틈이 공부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인간관리에 있어서도 반 총장은 성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신년이 되면 2000여명이나 되는 국내외 지인들에게 직접 연하장을 쓴다.
외교관다운 능수능란하면서도 치밀한 언변을 갖춰 미국 ABC방송의 한 앵커는 예민한 질문에 대해 잘 대처하는 그를 두고 요리저리 잘 빠져나간다는 의미로 ‘기름뱀장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반 총장은 최근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원 졸업식 축사에서 “봉사하는 삶이 가장 위대한 삶”이라고 역설했다.
그가 앞으로 5년간 세계 각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