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지도 '확' 바뀌었다

입력 2011-06-16 10:26 수정 2011-06-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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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탄소섬유, 새만금-그린에너지, 오송-바이오의약

▲새만금 지역에 삼성, OCI 등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그린에너지'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메카는 전남 여수와 경남 울산. 철강산업의 중심지는 충남 당진이다. 그렇다면 미래 우리나라 발전을 이끌어 갈 신사업의 메카는 어느 곳일까.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내 산업단지 지형도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태양광·풍력 등 그린에너지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는 새만금, 바이오 산업을 중심으로 뭉친 오송, 탄소섬유라는 신소재를 키워나갈 전주 등이 바로 주인공.

이들 지역에 모여있는 각 기업과 기관들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는 등 시너지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나라 산업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요새인 셈이다.

◇꿈의 신소재 탄소섬유 중심지 ‘전주’= 최근 전주시는 ‘탄소산업의 허브’ 꿈에 바짝 다가섰다. 효성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효성은 지난 14일 2013년까지 전주시 팔복동 친환경첨단복합단지 안 18만㎡에 탄소섬유 양산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금액만 2500억원이다.

장기적으로 2020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탄소산업에 쏟아 붓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렇게 될 경우 탄소섬유를 1년에 1만7000t씩 생산하고, 1000여명의 고용 창출과 3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섬유는 강도가 철보다 10배나 견고하지만, 무게는 5분의 1에 불과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자동차에 활용할 경우 무게를 50~60% 줄일 수 있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절반 이하로 감소한다.

전주시는 2002년부터 탄소를 미래의 유망 소재로 판단,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앞서 연구 개발을 주도해 왔다. 전주기계탄소기술원은 효성과 3년 간의 공동연구 끝에 최근 중성능(T700) 탄소섬유 국산화에 성공했다. 일본·미국에 이어 세번째다. 중성능 탄소섬유는 항공기·자동차·스포츠 용품 등에 사용된다.

효성 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전주로 몰리고 있다. 한화나노텍·애경유화·금호석유화학 등이 투자계획을 앞다퉈 발표했다. 데크·케이엠 등 중견기업 20여 곳도 이지역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이전을 추진 중이다.

탄소밸리 사업은 1단계로 2015년까지 소재 원천·응용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2단계(2016~20년)에는 신산업 창출에 나선다. 3단계는 해외 진출을 타깃으로 한다. 탄소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1년 현재 20억달러에 이르며, 이 중 60% 이상을 일본 회사들이 점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탄소섬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탄소는 앞으로 태양광·풍력 등과 함께 산업구조의 틀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며 “가장 한국적인 스타일의 전통문화와 최첨단 탄소산업이라는 양 날개를 지역발전의 축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효성이 국내 최초로 중성능 탄소섬유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써 전북이 탄소소재산업의 글로벌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60개 이상의 탄소기업을 집적화해 탄소강국의 꿈을 효성과 함께 전북이 이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에너지 메카 ‘새만금’=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33km)로 기네스북에 등재되며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던 새만금은‘그린에너지의 메카’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 OCI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4월 신규로 조성되는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2단계 예정부지 11.5㎢에 2021년~2040년까지 3단계에 걸쳐 태양전지와 풍력발전기,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20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먼저 1단계로 2025년까지 4.1㎢ 부지에 약 7조6000억원을 투자해 풍력발전기와 태양전지, 바이오연료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2단계로 2030년까지 3.3㎢ 부지에 에너지 스토리지 시스템과 풍력과 태양전지를 증설한다. 마지막 3단계는 2040년까지 4.1㎢ 부지에 연료전지와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화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OCI는 새만금에 잇따라 폴리실리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1조8000억원을 투자해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인 폴리실리콘 2만4000톤을 추가로 증설한다는 제5공장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 8월엔 2020년까지 10년간 1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계획대로 라면 OCI는 내년 하반기에 연산 2만톤의 제4공장이 완공되면 총 6만2000톤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올 하반기 착공해 2013년 12월 완공될 예정인 제5공장 생산능력까지 합하면 OCI의 총생산능력은 연산 8만6000톤으로 OCI가 명실상부한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한다.

삼성과 OCI가 새만금으로 그린에너지 산업단지를 결정한 배경은 그린에너지 산업의 최대 수요처로 예상되는 중국과 교역에 편리한 입지조건을 갖췄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그린에너지 산업은 사업 특성상 대규모 부지가 필요한 만큼 새만금 지역에서 대규모 부지 확보가 유리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바이오 의약품은 ‘오송’= 충북 오송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오송에 1만평 규모의 1·2공장을 확보하고 있는 LG생명과학은 조만간 3공장을 착공, 5만평 부지를 모두 생산시설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생명과학은 바이오의약품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단백질의약품인 인터페론, 인성장호르몬 등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SR-hGH(서방형 인간성장호르몬)를 이르면 연내 미국에서 출시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한화케미칼도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에 3만6005㎡ 부지의 바이오시밀러 생산 공장 준공을 준비하고 있다. 2013년 제품 생산에 나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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