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요? 10만원에 카트비가 포함되면 적당합니다. 여기에 캐디가 없으면 더 좋겠죠. 그러면 술 한잔 줄이고 1주일에 한번은 갈 수 있을 겁니다.” 이는 골프를 하고 싶은 국내 골퍼들의 속내다.
미국은 어떨까. 미국도 비용때문에 골프인구를 늘리기는 커녕 줄어들고 있다. 국내 골퍼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골프장을 연간 오가는 사람은 늘지만 그렇다고 골프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골프인구가 감소하는 이유’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비용과 플레이 시간, 그리고 골프 자체가 가진 어려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그나만 그린피가 천차만별이어서 자신의 경제력에 맞게 골라서 가면 된다. 하지만 국내 골프사정은 그렇지 않다. 특수한 일부 골프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주중 15만원선이고 주말은 20만원대를 훌쩍 넘는다. 여기에 골프장들이 수도권은 경기도 산악지대에 몰려 있어 한두시간은 가야하고 플레이 시간과 나머지 시간을 합치면 하루종일 걸린다는 표현이 맞다.
그런데 미국은 코스길이가 점점 길어지면서 골프가 가진 재미를 반감시켜 골프를 멀리한다는 것. 물론 비용도 결코 싸지 않고 시간도 많이 잡아 먹기에 점점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골프를 대중속에 남아있게 하기위해서는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동원돼야 한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화 한토막.
클럽제조사 아담스 골프의 설립자인 바니 아담스는 지난해 아주 특별한(?) 라운드를 시도했다. 장타로 유명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프로를 캘리포니아 사막에 있는 골프장으로 초대해 거리를 늘려 준비한 코스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
아담스가 세팅한 코스는 무려 8,100야드. 이는 투어프로가 남성 아마추어가 보통 6,700야드 코스에서 어프로치 샷을 할 때 자주 사용하게 되는 똑 같은 클럽을 사용해 얼마나 정확하게 그린에 올리느냐하는 그린정확도를 보기 위해서였다.
300야드 이상 날리는 투어 프로는 대회 중에 긴 파4홀에서 세컨드 샷을 보통 8번이나 9번 아이언을 잡는다. 하지만 이 프로는 이 코스에서 온그린을 하기 위해서는 페어웨이 우드나 하이브리드를 사용해야 했다.
그리고 6번홀이 지날때 쯤 이 투어 프로는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건 정신나간 짓이다. 여기 그린은 3번 우드샷으로도 파온이 어려워서 매주 이런 코스에서 플레이 하라면 차라리 골프를 그만 두고 싶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매년 골프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미국골프재단에 따르면 2005년 3000만명에서 최근 2700여만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 도심에 골프연습장이 턱없이 부족하고 골프장 접근도 쉽지 않아 정부에서 골프를 권장하고 있지만 늘기는 고사하고 전성기때보다 골퍼가 25% 이상 줄었다고 한다. 2004년 1000만명이 넘었던 골프인구는 800만명대로 떨어졌다.
국내 골프장도 입장객을 늘리기위한 대책을 강구 중이다. 시간대별, 요일별, 월별 그린피를 차별화하고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라운드를 하게끔 9홀 플레이도 도입했다. 회원권이 없는 대다수의 골퍼들은 아직도 그린피가 턱없이 비싸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파3 골프장이나 스크린골프덕에 골프인구 400여만명을 유지하는 국내 골프환경, ‘시장도 살고 골퍼도 늘리는’ 색다른 묘책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