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피의 금요일이 이어지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정부군이 무력진압하는 과정에서 수십 명이 사망했고 예멘에서는 반군이 대통령궁에 포탄공격을 가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부상을 입었다.
시리아 중부도시 하마에서는 5만명 이상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이에 정부군이 실탄을 쏘며 무력 진압을 벌여 최소 30명 이상 사망했다고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민단체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리아 관영 통신 사나(SANA)는 이날 수백명이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으나 군경과의 충돌은 없었다고 외신과 다른 내용을 전했다.
하마는 지난 1982년 수니파 이슬람 신도의 봉기를 정부가 유혈 진압해 2만명 이상 숨진 곳이다.
알 아사드 정권은 지난달 29일 새로운 시위 중심지로 부상한 중부의 홈스지역에 탱크 등 군부대를 투입해 엿새 동안 75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시리아 야권은 파악하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 3월 중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사망자가 1100여명에 달하며 이중 어린이 희생자도 30명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13세의 어린이인 함자 알카티브가 참혹한 고문을 받은 끝에 숨지고 사망 당시 사진이 퍼지면서 시리아 국민들의 분노가 더욱 폭발했다.
야권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을 ‘어린이의 금요일’로 정하고 희생자 추모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한편 예멘 수도 사나의 대통령궁에는 이날 반군이 쏜 포탄 2발이 경내 모스크(이슬람사원)에 떨어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목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이날 포격으로 대통령 경호원 4명이 숨지고 라샤트 알-알리미 부총리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 모하마드 무자와르 총리와 의회 의장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살레 대통령 사망 소문도 퍼졌으나 예멘 국영TV는 살레 대통령이 건강한 상태이며 곧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포격을 가한 주체는 예멘 최대 규모인 하시드 부족 소속 무장대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시드 부족은 지난달 23일 사나에서 정부군과 전투를 개시한 이후 사나 북부 관공서들을 잇따라 장악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예멘 정부와 하시드 부족은 지난달 28일 잠시 휴전에 합의했으나 사흘 만에 무력충돌이 재개돼 휴전 협정은 파기됐다.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나선 하시드 부족은 이날 오전 예멘군이 부족 본거지를 집중 공격하자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양측 간 교전으로 최근 열흘 사이 150여명이 숨지는 등 내전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