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배경인 인왕산 수성동 계곡이 본격적인 복원에 들어간다.
서울시는 수성동 계곡에 자리했던 옥인아파트를 철거하고 인근 인왕산 자락을 포함한 1만7007㎡에 대한 계곡 및 전통조경 복원공사를 오는 30일 본격 착수해 내년 5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시는 1971년 건축된 이래 인왕산 조망 및 경관을 저해해온 종로구 옥인동 옥인시범아파트 9개동 308가구의 토지 및 건물 보상을 2009년 2월 100% 완료해 현재 8개동이 철거된 상태다. 보상비는 전액 시비로 약 960억 정도가 투입됐다.
현재 아파트 8개동과 단지 내 설치된 아스팔트 도로 200m(폭 8m), 일부 계곡을 덮은 콘크리트와 시멘트 등 3만7970톤은 이미 철거완료돼 원래 지형이 대부분 드러나 있다.
여기에 5월 30일부터 본격적인 복원공사를 개시해 장마철 전까지 계곡 중간 중간 전통 보막이를 돌쌓기로 조성하고, 계곡 좌우측은 계안돌쌓기(바른층쌓기)와 사면돌쌓기(허튼층쌓기) 등 전통 방식으로 처리해 총 250m의 계곡 복원을 완료할 예정이다.
계곡부에는 사각의 전통정자 형식인 사모정을 설치하고 간단한 긋기단청을 도입해 옛 선비문화의 간소함을 강조할 계획이며, 계곡 중간 중간에는 보다리(징검다리) 형식과 목교를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이용이 많은 대상지 초입 일부는 전통양식의 사고석 포장을 도입하나, 나머지 대부분 구간은 전통 황토포장으로 시행해 옛 경관을 우선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역주민들과 함께 이 공간에 걸 맞는 수준 높은 문화행사 등을 자연스럽게 유도함으로써, 인왕산 서울성곽길과 함께 서촌 지역의 대표적 역사경관명소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방침이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이번 복원작업은 경관이 빼어난 인왕산 계곡부에 아파트를 지었던 시대적 한계를 극복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서울성곽 내부의 도심지역은 물론 산과 강 등 자연자원 인근의 역사문화 복원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