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사업에 집중해온 일본 도시바가 차세대 에너지 사업으로 눈을 돌리기로 하고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선에 나섰다.
도시바는 올해부터 2013년까지 3년간 기업 인수ㆍ합병(M&A)에 7000억엔(약 9조4000억원), 설비투자 1조3000억엔, 연구개발투자 1조700억엔 등 총 3조700엔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도시바 창립 이래 최대 규모 투자로, 2008년부터 2010년도까지 3년간의 총 투자 규모보다 50%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도시바는 그동안 원자력 발전 사업 확대에 경영자원을 집중했으나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로 원전 사업 확대에 난항을 겪게 되면서 사업구조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앞으로는 태양광 발전 등 자연에너지 분야와 차세대 배터리, 전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차세대 송전망, 즉 스마트 그리드 사업 등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도시바는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최근 스마트 그리드 관련 업체인 스위스의 랜디스+기어를 2000억엔 가량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23일에는 한국의 풍력발전업체인 유니슨의 전환사채 30억엔 어치를 사들이기로 하고, 1년 후에는 지분율을 30% 정도로 늘리기로 하는 등 풍력발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도시바는 또 지난 2월 대량 생산을 시작한 니가타현 가시와자키시의 리튬이온배터리도 증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전기자동차뿐아니라 가정 충전식 배터리로도 이용되기 때문에 대량 수요가 예상된다.
다른 전기업체들도 대세에 발맞춰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다.
파나소닉은 산요전기와 파나소닉 전공을 완전자회사화해 배터리 부문과 스마트 그리드 부문을 강화했고, 니혼덴산은 지난해 600억엔을 투입해 미국 전기업체인 에머슨전기에서 모터 사업을 인수했다.
도시바 등 일본 기업들은 과감한 설비투자로 업계 선발주자인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멘스를 바짝 뒤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