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들이 가장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곳은 디바이스 시장. 촌각을 다투는 숨가뿐 긴장감 속에 한순간의 결정이 운명을 가르는 치열한 전투가 전개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휴대성과 멀티미디어 활용성을 겸비한 신개념 디바이스인 태블릿시장을 놓고 휴대폰제조사와 PC제조사들이 배수진을 치고 죽기 아니면 살기식 처절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디바이스 시장에서의 치열한 접전은 소프트웨어(SW)계의 강자 구글과 애플이 전통 하드웨어(HW) 제조업체에 칼을 겨누면서 시작됐다.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 등장 이후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의 양대 진영과 노키아, 리서치인모션(RIM) 등 소수 플랫폼이 시장이 나눠가지는 형국으로 재편됐다. 세계 휴대폰시장 1위인 노키아는 자체 플랫폼 심비안을 탑재한 방대한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구성해 시장점유 수성에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플랫폼과 단말기, 앱스토어를 독점유통하는 애플에 맞선 반(反)애플진영은 구글과 삼성, LG, 모토로라, HTC 등 기존 휴대폰제조사들로 구성됐으며 이내 시장은 양강구도로 굳어졌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구글 플랫폼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시장점유율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38.5%를 차지해 심비안을 밀어내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안드로이드에 이어 애플 iOS의 점유율은 19.4%로 이어 2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과 구글 양대진영의 공습은 디바이스 시장의 맹주 PC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구글과 ARM계열 디바이스가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으로 확대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은 위기를 맞았으며, 여기에 애플은 iOS 하나로 아이폰, 아이패드, 맥PC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합운영하는 전략으로 압박을 가했다.
구글은 삼성전자와 에이서와 손잡고 크롬북을 제작했으며 이들 제품은 8시간 이상의 긴 배터리, 1kg대의 가벼운 무게, 499달러의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해 노트북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 휴대성과 컴퓨팅 성능을 겸비해 '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 및 태블릿 등 신규 디바이스의 출현으로 PC시장은 위축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90만대로 같은기간 PC판매량인 9210만대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반면 전통PC업계의 반격도 만만찮다. MS는 기존 모바일운영체제 윈도우모바일(WM)을 버리고 완전히 새롭게 바꾼 '윈도폰7'으로 모바일 시장을 흔들기세다. MS가 윈도폰7 확산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세계 휴대폰판매 1위기업 노키아와의 제휴다. 이번 전략적 제휴로 올해 하반기 이후 노키아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에는 심비안 대신 윈도폰7이 탑재된다. 이로써 MS는 애플과 모토로라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휴대폰제조사들을 든든한 우군으로 삼게 됐다.
PC용 칩셋회사인 인텔도 노키아와 함께 모바일운영체제 미고를 개발했으며, 구글과 제휴해 스마트TV운영체제를 선보인 바 있다. PC제조사인 휴렛패커드(HP)는 모바일운영체제 웹OS를 보유한 팜(palm)을 인수하고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으며 태블릿 등 신흥단말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