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8개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저축은행권에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이 터지면서 저축은행의 예금 규모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재무지표가 좋은 일부 우량 저축은행들은 뱅크런 사태 이후 자금이 몰리면서 오히려 예금이 늘어났다.
18일 저축은행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1분기 실적을 내놓은 25개 저축은행 중 16개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이 지난해 말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W저축은행으로 불과 3개월 만에 수신잔액이 1조1322억원에서 1조110억원으로 10.7%나 감소했다. 프라임저축은행도 3월 말 수신잔액이 1조2926억원으로 1분기만에 1429억원(9.96%)이나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부산솔로몬저축은행, 경기저축은행도 수신액이 각각 6.94%, 4.91%나 줄었다.
이 기간 저축은행권의 총 수신은 2조9000억원이나 줄었다. 올 1월에는 2조3479억원이, 2월에는 1조8680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안정적인 재무지표를 내세워 고객들의 자금이 몰린 저축은행도 있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13%에 달하는 경기솔로몬저축은행은 수신고가 지난해 말 6049억원에서 3월 말 6706억원으로 657억원(10.87%) 증가했다. 제일저축은행과 제일2저축은행도 이달 초 터진 뱅크런으로 예금 규모가 크게 감소했지만 3월말까지는 수신 규모가 오히려 확대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0회계연도 3분기에 제일2저축은행은 수신이 1058억원(10.85%) 증가했다. 제일저축은행도 0.88%의 수신 증가율을 기록했다.
HK저축은행, 한국저축은행, 동부저축은행도 각각 502억원, 379억원, 23억원 가량 수신이 늘었다.
이들 저축은행이 특별히 다른 저축은행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2일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서울지역 평균이 4.94%이었다. 당시 경기솔로몬은 4.6%, 제일 5.0%, HK 5.0%, 한국 5.1% 동부 4.9% 등으로 평균 금리와 차이가 거의 없다. 동부저축은행의 경우 평균보다 낮은 금리에도 수신이 더 들어온 것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수신이 늘어난 저축은행은 대부분 BIS 비율이 높아 고객의 불안감이 덜하고 보수적인 영업을 하면서 안정적인 이미지가 구축된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