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은 17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당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4·27재보선 패배 이후 소장파 중심의 ‘신주류’에 당내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21명의 친이계 초·재선 의원들은 이날 의원회관에 모여 “한나라당 가치 빼고 다 바꿔야 한다” “우리가 게을렀다” 등 반성 차원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사회를 맡은 진영 의원은 “국민적 욕구를 반영하는 데 게을렀다고 할 수 있고 열심히 했더라도 정치적 생산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박준선 의원도 “원내 지도부나 청와대에 맡기고 ‘적당히 잘되지 않겠느냐’면서 게으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당이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형환 대변인은 “작년에 6.2% 경제성장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빠른 위기탈출을 했다고 이야기해왔는데 그것이 (서민들)염장지르는 이야기인 줄 모르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 빼고 바꾸라’고 했는데 우리도 한나라당의 가치 빼고는 다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친이계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에 실망한 첫째 원인으로 소통부재를 꼽을 수밖에 없다”며 “심각한 상황이 되기 전에 이를 막을 수 있는 자기조절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오전 회동을 갖고 당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이날 회동에는 진 영 전여옥 조해진 권선동 임동규 김성동 원희목 배은희 김영우 장제원 김금래 강승규 안형환 손숙미 유정현 박준선 현경병 조진래 이춘식 김성회 강성천 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