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시바가 스위스 스마트그리드(차세대 송전망) 관련 업체인 랜디스+기어를 2000억엔(약 2조6890억원) 가량에 인수하기로 하고 막판 조정에 들어갔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랜디스의 대주주인 호주 바야드 캐피털이 실시한 입찰에서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을 물리치고 우선협상권을 획득해 현재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도시바는 다른 주주들이 매각하는 랜디스 주식 전량을 매집해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최종적으로 도시바가 랜디스의 지분 절반을 갖게 되며, 나머지는 일본 정부 산하 산업혁신기구나 미국과 유럽에서 물색한 사업파트너에게 넘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시바는 랜디스+기어 인수 자금은 보유하고 있는 자금과 차입금으로 조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랜디스+기어는 스마트미터 업체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폭넓은 영업망을 전개하고 있다.
스마트미터는 쌍방향 통신 기능을 갖고, 주택이나 빌딩, 공장 등의 전력소비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 등 자연 에너지를 통합해 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스마트 그리드 운용에 반드시 중요한 설비다.
도시바는 랜디스+기어 인수를 통해 전력 관련 사업의 저변을 단번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가 사고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세계적으로 원전 개발 계획이 무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그리드 시장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여서 원전의 대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시바의 전력 관련사업을 포함한 인프라 사업은 2011년도 매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한 2조 5000억엔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