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미국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해외 기업과의 인수합병(M&A)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35%에 달하는 송환세를 피하기 위해 M&A에 주력하는 등 미국기업이 국내보다 해외투자를 선호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의 M&A비용을 해외 수익으로 충당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85억달러의 해외 수익을 룩셈부르크의 인터넷전화업체 스카이프를 인수하는 데 사용했고 시스코도 지난 2009년 노르웨이의 화상회의 솔루션업체 탠드버그를 인수하는 데 해외 현금 자산 33억달러를 썼다.
시스코와 MS는 전체 보유현금과 단기투자액의 80%를 해외에 두고 있다.
펩시코 역시 해외법인의 현금 38억달러로 지난해 러시아 최대 음료업체 윔빌던의 지분 66%를 사들였다.
제너럴일렉트릭(GE)을 비롯한 헬스케어 기업과 정보기술(IT) 기업도 해외법인이 벌어들인 수익을 이용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최근 미국 기업이 국제 M&A거래에 투자한 현금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찰로 M&A자금을 댄 경우는 지난해 60%에서 올해 90%로 급증했다.
미국기업의 해외 M&A가 늘어나면서 금융권에서는 미국의 까다로운 법인세가 기업의 의사결정을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뱅커는 "기업들이 해외법인에서 벌어들인 현금을 어떤 나라의 기업에 투자할 지에 대해 컨설팅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해외 현금자산을 사용하면서도 세금을 회피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퀄컴은 지난 1월 미국의 메모리칩 제조업체애더로스를 인수하는 데 해외자산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