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무처의‘2009~2010년 국회의원 해외출장 내역’에 따르면 가장 많은 비용을 쓴 김형오 전 국회의장(한나라당)의 경우 지난 2009년 초 부터 지난해 5월까지 5차례의 해외출장에서 총 15억 여원(업무추진비 포함)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출장 1회당 아파트 한 채 가격과 맞먹는 3억원여의 혈세가 지출된 셈이다. 또 이 시기는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때다. 앞서 김 전 의장은 지난 2008년 11월 금융위기를 고려해 의원들 해외 출장시 동행의원을 3명으로 축소하고 비행기 좌석등급도 하향조정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럼에도 정작 본인은 5차례 해외출장 동안 최소 5명의 의원들과 동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장직 퇴임 직전인 5월에는 중남미 국가와의 정상외교를 목적으로 2주간 코스타리카·브라질·미국을 방문하면서 최대 지출비용인 4억4000여만원을 썼다.
지난 2009년 11월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우방국 방문시에는 그나마 가장 적은 2억원을 지출했다. 그러나 이는 박희태 현 국회의장이 비슷한 방문단 규모와 일정으로 2차례 중국과 일본을 다녀오면서 사용한 1억8000여만원 보다도 높은 수치다.
김 전 의장과는 지출 내역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만 다른 의원들도 금융위기 중 수억대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한나라당)의 경우 지난 2009년 3월 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4차례에 걸친 해외방문에서 총 2억9000여만원을 지출했다.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민주당)은 3차례의 해외 출장중 1억8000여만원을 썼으며 박 의장도 지난해 6월 취임 후 문 전 부의장과 거의 같은 액수를 지출한 상태다. 그러나 박 의장의 경우 취임 1년이 채 되지 않았으나 올해까지 4차례 해외순방을 다녀오면서 지출 액수는 더욱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6일 당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하는 이병석 의원의 경우 지난 2009년 5월 김 전 의장 부부와 함께 동유럽을 방문했다. 당시 김 전 의장 방문단은 2억6000여만원의 경비를 사용했다.
이와 관련 김 전 의장 측은 본지와 통화에서 “대부분 공식방문이라 많은 비용을 초청국에서 부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그렇게 (비용이 많이)나왔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정확한 내역은 현재 파악 중”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