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화폐인 동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6년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동화가 달러 대비 8.5% 평가절하 된 후 달러 사재기로 인해 암시장에서 형성된 시장환율과 정부 공식환율 간 격차가 발생해 동화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베트남중앙은행(SBV) 웹사이트에 따르면 달러 대비 동화는 8일(현지시간) 전일에 비해 0.2% 오른 2만718동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05년 1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동화의 하루 환율 변동폭 제한선은 현재 1%로 좁혀진 상태다.
베트남중앙은행(SBV)은 지난 2월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달러 대비 동화 가치를 8.5% 떨어뜨렸다.
동화가 1993년 이후 최대폭으로 절하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의 지난달 무역적자는 오히려 늘었다.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는 연료비 및 전기요금의 인상에 따른 추가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신용대출 성장을 낮추고 긴축 통화정책을 주문했다.
앞서 SBV는 지난 1일 시중은행에 대한 자금대출시 적용하는 재할인율을 13%로 인상했다.
베트남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휘발유 가격 및 전기요금 상승으로 전년동기 대비 13.89%를 기록, 2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인플레로 비상이 걸린 베트남이 미국 달러 거래를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고니시 아유미 베트남사무소장은 "인플레 압박이 가중됨에 따라 동화의 사용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달러화 결제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암시장에서 달러화가 대량으로 유통됨으로써 동화의 가치를 더욱 떨어뜨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달러는 베트남에서 사용되는 통화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ADB는 베트남의 외화보유고가 지난해 말 124억달러(약 13조4330억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1년 전 142억달러, 2년 전 230억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