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골프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시가 갤러리들이 늘어나는 등 '마스터스 특수'가 살아남 조짐을 보이자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해마다 4월 초 열리는 마스터스 주간에는 미국 각지에서 20만~30만 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인구 20만 명 규모의 중소도시인 오거스타는 1억 달러 상당의 경제적 효과를 얻어왔다.
오거스타에는 1년 12개월 외에 마스터스 주간 특수라는 '제13월(13th month)'이 있다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지난 2~3년간은 관광객들이 줄고, 방문자들도 지갑을 열지 않아 마스터스 특수를 기대해온 주민들이 울상을 지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오거스타시도 들뜬 분위기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위치한 워싱턴 로드는 오전 7시 이전부터 갤러리들의 발길이 이어져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작년에는 기업들이 중요 고객들을 초청해 오거스타에서 개최하는 파티와 오락 행사가 25~50% 감소했지만 올 들어서는 평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전언이다.
오거스타 클럽에서 승용차로 20여 분 거리에 있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고급 골프클럽인 세이지밸리 골프클럽 등 주변 골프장 예약은 대기업들이 초청한 중요 고객들이 몰리면서 올해 초 이미 끝났다.
김기환 오거스타 한인회장은 6일 "올해 오거스타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대폭 늘고, 기업들이 주최하는 행사도 많이 늘어나는 등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면서 "주민들의 표정도 밝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마스터스 기간에 관광객들에게 빌려주는 집이 많이 나가지 않아 렌트비를 내리기도 했다"며 "올해는 방 3개짜리를 1주일간 임대하는 비용이 보통 3천 달러이고, 방 5개짜리는 8천 달러 정도나 된다"고 전했다.
오거스타에서 군용트럭 제조회사인 CMS를 운영하는 유진철 전 동남부한인연합회장은 "마스터스 관람권 가격이 바로 마스터스 경기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라면서 "올해 관람권 가격이 올라간 것을 보면 경기가 많이 살아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마스터스 관람권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스튜브 허브' 사이트에 따르면 7일 첫 라운드 관람권 가격이 859달러, 10일 마지막 라운드 관람권 값은 995달러다.
4일간의 관람권 값은 4천 달러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작년 하루 관람권 가격이 600~700달러에서 거래된 점에 비춰보면 상당히 오른 셈. 이에 따라 오거스타 골프클럽 주변에는 관람권을 파는 암표상들이 대거 출현해 경찰이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
4만여 명의 후원자(patron)들에게만 판매되는 마스터스 관람권은 재판매가 금지돼 있으며 특히 골프장 반경 2천700피트(0.8㎞) 이내에서는 거래를 할 수 없다.
오거스타시를 관할하는 리치먼드 카운티 보안관실은 4일부터 암표상에 대한 집중 단속에 착수해 모두 11명을 체포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체포된 암표상들에게는 최소 750달러의 벌금이 부과되며 석방되려면 500달러의 보석금을 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