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Mercosur)은 정식 회원국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4개국만 합쳐도 인구 2억4000만명에 경제규모 2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정식회원국 가입절차를 밟고 있는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칠레와 페루 등 5개 준회원국도 정식가입을 추진하고 있어 메르코수르가 남미는 물론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거대 경제블록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8회에 걸쳐 메르코수르 경제를 분석하고 전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남미 경제 맹주 브라질, 삼바 리더십으로 뜬다
②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 경제 부활 기지개
③ 베네수엘라, 석유로 흥하고 차베스식 사회주의로 망한다
④ 개방정책 통해 신흥 경제강국으로 부상하는 콜롬비아
⑤ 지진 이겨낸 칠레 경제의 힘
⑥ 페루, 남미 경제성장 이끈다
⑦ 파라과이ㆍ우루과이, 경제개혁으로 중진국 도약
⑧ 볼리비아ㆍ에콰도르, 사회주의 개혁 성공할까?
남미 경제의 맹주 브라질이 국제사회의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브라질은 실용주의 좌파를 표방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의 개혁과 합리적 정책으로 경제회생을 이루면서 남미를 넘어 전세계 신흥국 대표주자로 올랐다.
지난 2003년 룰라 대통령 취임 당시 1.1%에 불과하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7.5%로 뛰어 지난 1986년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이 전년에 비해 10.1%, 농업과 축산업이 6.5% 각각 성장하면서 브라질 경제를 이끌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달 “브라질 경제는 올해 4.5~5.0%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물가 관리 등 지속적이고 안정적 경제발전을 위해 항상 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브라질은 지난해 2조890억달러(약 2346조원)의 국내총생산(GDP)으로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7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브라질은 1억9300만명에 달하는 거대 시장을 갖고 있고 석유와 철광석 등 자원이 풍부하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이며 콩 수출이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농업도 발달했다.
브라질 경제의 급부상을 이끈 룰라 전 대통령은 성장과 분배를 적절히 조화시켜 빈곤을 퇴치하고 지속적 경제성장과 안정적 고용창출 등의 성과를 거뒀다.
과감한 중도실용 노선으로 방만한 정부 재정을 개혁하고 규제 완화 등 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쳤다.
아울러 빈곤층에게 식량을 무상공급하는 기아 퇴치 운동인 ‘포미 제로(Fome Zero)’와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라는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정책을 펼쳐 집권기간 중 빈곤층을 2000만명 이상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브라질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치솟는 물가를 잡고 헤알화 가치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브라질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91%에서 지난달 중순 6.13%로 2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연간 소비자물가 목표를 4.5%로 잡고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금리가 세계 최고 수준인 11.75%에 달했다.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에 대해 지난 2008년 말 이후 무려 40% 절상됐다.
일각에서는 수출 가격경쟁력 저하로 저가 수입제품이 물밀 듯 밀려오면서 브라질 제조업 기반이 무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은 남미 최대 경제대국의 지위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은 “브라질이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포함되지 않는 유엔(UN) 개혁은 상상할 수 없다”면서 UN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브라질은 10년 안에 세계 4대 경제대국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유전 개발과 재생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미국과 브라질의 경제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은 메르코수르와 남미국가연합 등 정치적, 경제적 연합체 구성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브라질은 현재 베네수엘라 등 준회원국의 정식회원국 가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 한국 등과 메르코수르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에 있어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남미국가연합은 룰라 전 대통령의 주도로 지난 2004년 창설된 남미국가공동체가 모태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칠레, 우루과이, 콜롬비아, 파라과이, 페루, 에콰도르, 가이아나, 수리남 등 남미국가연합 12개 회원국은 지난달 11일 에콰도르에서 국제기구로 공식출범을 선언했다.
* 용어설명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4개국이 지난 1991년 서로의 무역장벽을 철폐하며 창설된 경제공동체다.
기존 회원국 이외에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칠레와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이 준회원국 자격을 갖고 있고 그 중 베네수엘라는 현재 정식회원국 가입 절차가 진행중이다.
다른 준회원의 정식 가입도 추진하고 있어 남미 전체를 포괄하는 경제블록으로 떠오르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올해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