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증권사 5곳 정조준 왜

입력 2011-03-24 09:15 수정 2011-03-2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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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슈퍼메뚜기 유착 불법매매 도마에

수사결과 따라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수도

ELW(주식원런트)시장의 불공정거래가 또다시 시장의 도마위에 올랐다. 이른바 수억원을 가지고 하루에 수백번씩 거래하는 스켈퍼(scalper. 초단기투자자)의 불법거래에 대해 검찰이 사정(司正)의 칼날을 빼어들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KTB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HMC투자증권 등 5곳 증권사 압수수색을 통해, ELW 거래내역과 회계장부 등 각종 전산자료를 압수했다.

이들 증권사가 0.1초 차이의 초단타 매매를 하는 전문 주식투자자인 `스캘퍼’들과 불법 매매로 수익을 얻는데 관여했는지, 주식거래를 하는데 불법적인 방법으로 편의를 제공했는지 등을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사결과에 따라 몇 군데 증권사들을 추가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알려져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ELW시장에서 스켈퍼들은 끊임없이 시장의 불공정거래의 온상으로 지적 받아왔다. 전체 시장에서 투자자 비중은 1%에도 못 미치지만, 거래대금을 따지면 시장비중이 50%를 웃돌고 있다. 때문에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비중과 수익을 올리기 위해 지점 단말기를 스캘퍼들에게 제공하는 등 불법적 지원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들이 일반 투자자들도 몇십배나 큰 규모로 운영하는 스켈퍼들에게 더욱 빠른 속도로 매매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고 약정금액의 일부분을 떼어주는 등 과거 혜택을 준 적이 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조사는 증권사들이 단말기를 통해 스캘퍼에게 특혜를 제공한 불공정 거래를 입증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시세조정이 스캘퍼 간인지,스캘퍼와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 간인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 대형증권사 파생상품 담당자는 “작년 초 스켈퍼 간 통정매매로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이같은 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다”며 “한 호가에 10만주 이상 거래하는 스켈퍼들이 증권가에 100명 내외이기 때문에, 이들 동일계좌간 거래하는 경우가 다수 발견되면 거래소 시감위 규정상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초단타 스켈퍼들이 극성을 부리면 거래대금 자체가 늘어도 증권사 수익으로 잡히는 부분이 줄어들게 돼, 시세 조종이 있다면 스캘퍼 간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은 ELW시장을 건전화 시킨다는 명분으로, 신규투자자의 경우 2월부터 ELW관련 교육을 이수해야만 거래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이번 검찰의 수사는 이같은 방안에 힘을 싣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건전화 차원에서 투자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교육기간이 짧고 온라인 이수 등도 가능해 실제 형식인 수준”이라며 “실제로 잦은 거래와 호가제시로 거래대금이 폭증해도, 이는 결국 증권사들의 수익보다는 스켈퍼들이 활동하기에 더욱 유리한 환경으로 조성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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