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0주기를 맞아 대남선전 매체를 통해 '위인의 손을 잡고'라는 제목의 22분짜리 특집영상을 선보였다.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21일 "북남사이의 경제교류협력사업에 큰 기여를 한 애국적 기업인"이라고 정 명예회장을 소개하고 고인이 1998년 6월 소 500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통해 방북해 고향인 강원도 통천을 찾은 장면 등이 담긴 추모영상을 내보냈다.
소떼가 광활한 초지를 내달리는 모습으로 시작되는 이 영상물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정 명예회장, 정몽헌(2003년 타계) 현대그룹 전 회장과 딸 정지이(34) 등 현대그룹 3대와의 인연 담겨 있다.
정 명예회장은 1989년 김일성 주석을 만나 금강산 관광사업의 기초가 된 '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의정서' 체결에 관여한 데 이어 3번째 방북했던 98년 10월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숙소를 직접 들러 화제가 됐었다.
이 영상은 김 위원장이 정 명예회장과 처음 면담하면서 `민족화해의 개척자'로 칭송하면서 옆 의자에 앉아 있던 그에게 몸을 숙여 악수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영상은 또 김 위원장이 1998∼2000년 세 차례에 걸쳐 만났던 정 명예회장이 2001년 사망하자 "민족분열사에 유례없는 조전과 조화 등을 보내주며 고인을 애도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김 위원장이 정몽헌 전 회장의 방북 당시와 그의 타계 이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모녀가 평양에 왔을 때 함께 찍은 사진들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