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오픈…합착형태 탈피 첫 직접진출
베이징·모스크바 부진속 성공여부 주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승진 이후 첫 해외출점 백화점인 중국 ‘텐진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8년 8월 베이징점 이후 2년 8개월 만의 첫 오픈인데다 합작형태에서 벗어나 단독 진출한 첫 사례라는 상징성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4월 텐진점을 오픈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텐진점은 단독법인으로 롯데의 중국명인 낙천(樂天)과 은태그룹의 은태(銀泰)를 합친 ‘낙천은태백화(樂天銀泰百貨)’을 사용하는 합작법인 베이징점과는 달리 ‘낙천백화(樂天百貨)’로 사용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국내에서 축적한 유통 노하우에 베이징점 운영을 통해 얻은 경험을 접목해 텐진1호점을 주변 백화점들과 차별화된 고급백화점으로 꾸밀 계획”이라며 “특히 한국의 높은 서비스 수준과 타깃 마케팅을 바탕으로 중국 고객 특성에 맞는 매장구성 및 상품구색으로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며 성공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노하우를 가져갈수 없는 직접진출 방식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단독진출은 글로벌 노하우가 없기 때문에 실패 가능성이 높은 반면 합작법인·M&A등은 돈이 많이 들지만 현지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고 기존 구매력을 가볍게 흡수해 신속하게 경쟁기반을 닦을 수 있다.
롯데가 지난 2007년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진출했던 초기 방식도 M&A다.마크로 점포 등을 인수하며 중국 점포수를 80여개까지 늘린 롯데마트는 초기 진입방식이 적중하며 중국 사업이 비교적 안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칭다오에 자체 출점한 점포가 올해 초 문을 닫으면서 다시 한번 중국사업 재정비에 돌입했다.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지난해 150억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대형마트와 달리 백화점은 글로벌 노하우가 적용되기 힘든 유통부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트와 달리 백화점은 현지인의 특성을 정확하게 간파하지 않은 이상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적자행진을 지속함에도 불구하고 이마트 출점은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반면 백화점은 진출계획이 없다고 못박은 것도 이 때문이다.롯데의 해외 백화점인 베이징점과 모스크바점도 초기 이목이 집중된 것에 비해서는 영업이 부진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중국백화점 사업의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래 수익을 위해 백화점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에서는 국내 유통업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사령탑에 오르면서 중국에서 제3의 롯데그룹을 건설하겠다는 신 회장에게 ‘텐진점’이 반전의 카드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