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變]“미래는 자원경영시대”…사람도 문화도 “바꿔”

입력 2011-03-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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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지구 한바퀴 돌며 자원영토 확장

“글로벌 경쟁에서 이겨 생존과 성장의 진화를 거듭하기 위해서는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달성해 10년 뒤 현재의 SK그룹과 같은 수준의 크기를 하나 더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 초 계열사 최고경영자들과의 신년하례회에서 밝힌 포부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SK그룹은 통신과 에너지를 양대 축으로 성장했지만 내수시장 중심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새로운 경영환경에서는 그룹 차원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위해 종전의 재무적인 목표 외에도 인재·기업문화·사업모델을 포괄하는 전사적인 실행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구체적인 방향을 정했다.

SK그룹은 특히 △신 에너지자원 확보(Energy), △스마트환경 구축(Environment), △산업혁신 기술개발(Enabler) 등을 3대 핵심 신규사업(3E) 분야로 정하고 이들 신규사업에 오는 2020년까지 모두 1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글로벌 영토를 우리 손에 넣자= SK그룹은 체질 개선을 위해 글로벌 영토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출범한 SK차이나를 중심으로 중국 사업 체계를 재구축하고 중남미·중동·동남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을 글로벌 거점지역에 포함시켰다.

출범 초기에는 다소 어려운 모습을 보인 SK차이나는 작년 말부터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녹색산업과 통신분야가 중심이 됐다. 작년 11월 중국 내 환경·신에너지 분야 최대 국영기업인 CECEP그룹과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수(水) 처리와 폐기물 처리사업에 진출할 교두보를 만들었다.

SK는 MOU 체결에 앞서 중국 120개 국유기업을 관리하는 정부기관과 함께 1년간 중국과 한국의 신재생에너지의 산업에 대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CT&T, 중국 자동차업체인 베이징자동차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통신 분야에선 중국 내 급성장하는 자동차와의 결합을 모색 중이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초 “새로 출범한 SK 차이나가 중국시장을 끊임 없이 두드리고 있을 뿐 아니라, 전사적인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세계 곳곳에서 미래사업의 거점들을 성공적으로 확보해 가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자원확로 100년 대비한다= SK그룹은 10년 더 나아가 100년 후를 내다 본 사업으로 자원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전세계를 돌며 ‘자원부국 경영’을 챙기고 있다.

지난해 6월 페루 LNG(액화천연가스) 공장 준공으로 남미에서의 ‘자원협력’ 모델을 성공시킨 최 회장이 올해는 스위스-브라질-호주 등 지구 한바퀴를 돌면서 자원영토 확장에 나섰다.

최 회장은 브라질과 호주 방문에 앞서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최고의 에너지 관련 기업과 기업인이 모이는 ‘에너지 서밋’ 세션에 참석, 에너지 분야의 기술 발전 동향 등에 대해 참석자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SK그룹의 자원경영은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모든 북미, 남미, 중앙아시아, 유럽, 호주 대륙으로 확대했다. SK그룹은 또 LNG 가스전 및 플랜트 개발 운영, LNG 수송, 집단에너지 사업 등 LNG 관련 모든 밸류 체인(Value-Chain)에 강점이 있다고 보고 LNG 사업을 미래성장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만우 SK 브랜드관리실장은 “최태원 회장이 자원개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지난해 SK그룹의 자원개발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는 등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자원개발에만 조 단위를 투자하고 자원부국을 직접 방문해 자원을 확보하는 최 회장의 글로벌 자원경영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쪼개서 시너지 높이자= SK그룹은 미래를 위한 혁신 작업으로 분사를 통한 시너지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 성장할 수록 덩치가 커지는 사업들을 나눠 전문성과 스피드를 키우자는 것.

올 초 SK에너지가 SK이노베이션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석유부문과 화학부문을 분사한 게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석유부문과 화학부문이 서로의 실적 부진을 매꿔줄 수 있는‘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스스로 깨버렸기 때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안정적인 구조조차 스스로 포기하는 모습을 통해 혁신을 위한 강한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렸다. 최근엔 생명과학 사업 강화를 위한 분사도 결정했다. SK바이오팜(가칭)은 SK㈜의 100% 자회사 형태로 라이프사이언스 사업 관련 자산 일체를 포괄적으로 이전받아 오는 4월1일 새롭게 출범한다. 이번 분할로 SK㈜는 사업 부문을 모두 떼어내고. 지난해 말 새롭게 조직된 부회장단과 부회장단 산하의 G&G(Growth & Global) 추진단, 기술혁신센터(TIC)만으로 구성된 단촐한 조직으로 남는다. 향후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와 관리와 신사업 모색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회장이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분사와 통합을 계속하겠다”고 누누히 밝힌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사람과 문화도 바뀐다= “2011년은 급변하는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환경에 대응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혁신과 성장이 끊임없이 일어나야 하지만, 이를 실행해 내는 것은 결국 사람이고, 이러한 변화를 장기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이 문화이기 때문에 사람과 문화에 역점을 두고 실행력을 높여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이같이 밝힌 것 처럼 변화는 다른 곳에서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전 임직원이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것을 비롯해, 사회적 기업 지원, 프로보노(공익을 위한 재능기부)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을 이끌고 있다.

올해 인사에서 젊은 인사들이 대폭 기용된 것도 변화와 혁신을 위한 준비다. SK그룹의 사장 승진자 10명의 평균 나이는 52.7세다.

이달 초 인사를 실시한 삼성 신임 사장단 평균나이(51.3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계열사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부회장급 인사들이 50대 후반~60대 초반인 반면 새로 기용된 사장들은 40~50대 초반으로 어려져다. 또 SK C&C,SK텔레콤 등 핵심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에 40~50대 초반의 인사들을 전진배치했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변화와 혁신 경영에 한층 탄력이 생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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