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제15회 아시안컵 축구대회에 출전한 16개 나라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서 144위로 가장 낮은 것은 물론 이번 대회 경기 내용에서도 두 경기에서 9골을 실점하는 등 승점 1점을 챙기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금은 조별리그 3차전 상대인 한국이 ‘조 1위를 하기 위해 인도전에 많은 골을 넣겠다’고 벼르는 신세지만 왕년에는 인도 축구가 강했던 시절이 있었다.
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서는 4위에 올랐다. 당시 인도는 1차전에서 호주를 4-2로 물리쳤는데 이 경기에서 네빌 드소자는 혼자 세 골을 넣어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올림픽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일본이 동메달을 따기 전에는 인도의 이 성적이 아시아 최고 기록이었다.
1964년 이스라엘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인도는 한국을 2-0으로 물리치며 준우승을 차지했고 아시안게임에서는 1951년과 1962년 두 차례나 금메달을 획득했다.
거칠 것이 없어 보이던 인도 축구는 그러나 이후 쇠락의 길로 접어들며 한국의 구자철(제주·22)로부터 ‘토끼’ 취급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도에서는 워낙 크리켓의 인기가 높아 축구에 대한 관심, 지원이 부족했다. 이번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한 인도 기자는 인도 대표팀 주장인 바이충 부티아를 가리켜 봅 휴튼 감독에게 “크리켓팀의 사친 텐두카와 같은 존재로 보면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부티아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리그에서 활약한 올해 35살 노장으로 휴튼 감독이 “벤치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던 선수다.
다리 부상 탓에 호주, 바레인과 경기에는 나오지 못했지만 한국과 경기에는 출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006년부터 잉글랜드 출신 휴튼 감독을 영입해 팀을 조련하고 있는 인도는 인구 12억명에 가까운 대국답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인도 일간지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18일 “정부가 인도축구협회(AIFF)에 앞으로 계획을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인제티 스리니바스 체육부장관이 23일 휴튼 감독, 쿠샬 다스 AIFF 사무총장과 직접 회의를 갖고 앞으로 인도 축구가 발전하려면 어떤 부분들이 필요한지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AFC 하위권 팀들이 참가하는 챌린지컵에서 2008년 우승해 1984년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본선에 오른 인도가 예전의 잘나가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