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일본 방위상이 10일 오후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첫 군사협정 체결을 위해 협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은 유엔평화유지활동(PKO)와 인도적 지원 및 재난구호활동 등의 분야에서 물자, 식량, 연료를 서로 지원하는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을 위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양국 장관은 군 당국간 정보공유가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앞으로 정보보호협정(군사비밀보호협정) 체결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국이 군사협정 체결에 공감대를 형성함에 따라 실무접촉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비밀보호협정이 체결되면 양국이 북한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한 정보도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추게 된다.
국방부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군사비밀보호협정보다는 일본의 헌법상 제약으로 인해 비군사적인 성격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호군수지원협정부터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상호군수지원협정은 공감대가 오래전부터 있었고 실제로 PKO 활동을 하면서 필요성을 공유해 우선적으로 시행이 가능하다고 봤다"면서 "정보보호에 관한 협정은 너무 급하게 진행하는 것보다는 국민정서를 고려해가면서 점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국 장관은 또한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등 일련의 도발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고,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면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국방장관과 차관 등 군 고위급 인사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각군간 부대 및 교육 교류, 수색구조훈련 등도 내실 있게 추진하자는 합의도 있었다.
다만,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달 9일 '한미 합참의장 협의회'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한미일 공동 군사훈련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공동 군사훈련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며 "인도적 지원과 재난구조 등 초국가적이면서 비전통적인 분야의 교류협력을 우선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한일 군사협력 강화가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해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 한일 교류협력을 하겠다는 것이 대원칙"이라며 "연내 군사협정 체결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기타자와 방위상의 이번 방한은 2009년 4월 이상희 당시 국방장관의 방일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2007년 1월 일본 방위청이 방위상으로 승격된 이후 일본 국방장관의 첫 방한이다.
이날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기타자와 방위상은 국립현충원을 들러 참배한 뒤 김 장관과 제15차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가졌다.
회담 다음날인 11일에는 판문점(JSA)과 도라전망대를 방문하고, 경기도 평택 소재 2함대사령부도 찾아가 천안함을 견학한 뒤 출국할 예정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