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식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인플레 압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산물 가격 급등의 여파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조짐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인도 상공부를 인용, 작년 12월 25일까지 1주일간 식품 가격 상승률이 연율 18.32%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1년 넘게 식품 가격이 두 자리 성장을 기록했을 당시의 수준을 웃도는 것이어서 서민들의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FT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수백만명의 국민이 소득의 50% 이상을 식비로 사용하고 있다.
인도에 식품 인플레를 유발하고 있는 것은 밀 보리 등 농산물 가격이다.
인도의 식품 가격 급등은 개발도상국들의 막대한 수요로 인해 위기가 증폭되고 있음을 한층 부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세계 식품 가격이 식량파동을 불러온 2007년과 2008년 수준을 웃돌았다고 경고했다.
뭄바이의 코라바 시장에서 매일 장을 보는 17세 학생은 FT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저렴했던 감자 카레조차 지금은 비싸져서 감자를 대신할 야채를 구해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가지와 오크라(아욱과 식물) 등을 사러 나온 38세 주부는 “식품 가격이 너무 심하게 올랐다”며 “레스토랑도 가격을 올려 더 이상 외식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물가가 지난 2009년의 20%가 넘는 인플레 수준을 밑돌고는 있지만 식품 소비의 장기적인 구조 변화는 정책당국이나 인도중앙은행의 당분간 최대 현안이 될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뭄바이 소재 예스은행의 슈바다 라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식품 인플레에는 구조적인 경직성의 문제가 있다”며 이 문제는 “식품 인플레가 보다 광범위한 인플레로 확대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조장해 인도중앙은행에 대한 금리인상 압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의 식품 중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양파 가격이다. 양파는 인도의 전통 요리인 카레에 없어서는 안되는 재료이기 때문에 최근 몇주간 양파 가격 상승은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까지 발전했다.
급기야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양파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파키스탄에서 수입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양파 가격은 주요 산지가 때아닌 폭우로 피해를 입으면서 갑자기 2배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