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올 한해 투자규모가 30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올해 국내 주요그룹들의 투자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그룹도 이미 지난달 사상최대규모인 21조원의 올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올해는 재계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3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1 삼성 신년하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투자는 좀 더 많이, 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26조5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전년대비 투자규모가 10% 이상 늘어날 경우 올해 투자규모가 30조원을 넘게된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3월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후 오는 2020년까지 신성장동력 사업인 친환경, 헬스케어 사업 등에 23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어 올해부터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LCD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LG그룹도 지난달 시설투자 16조3000억원, 연구개발(R&D) 4조7000억원 등 총 21조원을 올해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대내외적인 경기상황이 어려워서 투자를 지체할 경우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 바 있는 LG그룹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마켓리더’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R&D 투자가 4조원이 넘는 것은 LG 창사 이래 최초로,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투자 만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고위 경영진의 판단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 공장 설립 계획이 허가됨에 따라 올해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진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 등 다른 주요 그룹들도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올해 투자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올해가 각 그룹별로 추진중인 신성장동력 사업의 성과를 거두기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R&D를 중심으로 한 투자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K도 올해 중국 중심의 글로벌사업 강화와 신기술 기반의 성장을 위해 R&D 투자규모만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올해 R&D부문 투자를 지난해 대비 10% 이상 늘릴 전망이다. 현대차그룹도 ‘그린카’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투자에 집중하고, 현대제철의 제3 고로 건설을 추진하는 등 투자를 위한 요소들이 많아 지난해에 비해 투자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삼성과 SK는 각각 미래전략실과 그룹부회장단이라는 그룹의 컨트롤타워가 부활되면서 그룹 전체의 투자를 미래성장산업과 글로벌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재계의 투자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불확실한 대내외 경기상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하향조정되고 환율과 유가 등 거시경제지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쌓아놓은 현금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경기회복시에 시장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에 시설 및 R&D투자를 확대할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