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2010년 한껏 웃게 한 남자들, ‘이수근 김병만의 무식한 쇼’

입력 2011-01-03 14:37 수정 2011-01-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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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엠엔터플랜/KBS

지난해의 마지막을 ‘웃긴 남자’ 들은 어떻게 마무리 했을까. 지난달 31일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는 ‘이수근, 김병만 show’가 펼쳐졌다. 그랜드 힐튼 호텔의 2000석을 꽉 채운 관객은 ‘재밌는 연말’을 보내기 위해 한껏 들떠있었다. 객석에는 어린아이들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어우러져 있었다.

‘이수근 김병만의 무식한 show’ 는 이수근과 김병만 외에도 개그콘서트팀 후배들이 총출동해 꾸며졌다. 그동안 개그콘서트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은 ‘고음불가’ , ‘불청객’ 등을 필두로 여러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들의 콘서트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김재욱의 진행이었다. 개그콘서트에서 ‘뽕브라더스’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무식한 쇼’에서 사회를 맡아 시작과 함께 입담을 과시했다. 관객들의 입장지연으로 공연이 약 10분가량 지연되자 김재욱은 “공연이 지연돼 죄송하다. 하지만 우리는 훌륭한 공연이라 공연 시작은 지연되더라도 끝나는 시간은 제 시간에 끝나니 걱정 말라”라고 해 위트있는 진행을 선보였다.

▲KBS

김재욱은 이어 “박지선, 오나미등 여자 개그맨들이 방송이라 그렇지 실제로는 예쁠 거라고 생각하고 오신 분들, 깜짝 놀랄거다. 오늘 보면 알겠지만 실제로도 그렇게 생겼다”고 말해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그는 중간중간 시스템 상에 문제가 있을 때에도 어김없이 등장해 분위기를 ‘업’시키는데 최선을 다했다.

첫 코너는 류담, 이동윤, 이수근이 출격한 ‘고음불가’로 시작했다. 하지만 고음불가의 핵심인 이수근이 뭔가 이상했다. 출연자들이 이수근에게 다가가 가발을 벗기는 찰나, 진짜 이수근이 등장했다. 앞서 본 가짜 이수근은 김병만의 첫 등장이었던 것이다.

이후 김병만과 이수근은 ‘사부와 제자’를 통해 끊임없는 애드리브를 선보였다. 김병만의 애드리브가 실패하자 이수근은 “그러니까 대상을 못탄 것” 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에 김병만은 “넌 그래서 최우수상을 이승기에게 뺏겼냐”며 독설을 주고 받았다. 하지만 이들의 독설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이어진 ‘불청객’에서 이수근은 감독을, 김병만은 동네 불청객을 연기했다. 시청자들이 기억하고 있는 최고의 프로그램을 다시 재연 한 것이다. 이 코너에서 김병만은 관객석으로 내려가 7살짜리 꼬마를 붙들고 “요즘은 아이들이 참 크다. 7살이 키가 벌써 이렇게 크면 난 37년동안 고작 한 뼘 큰 것”이라며 한탄하기도 했다.

▲KBS

‘이수근, 김병만의 무식한 쇼’는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없던 개그맨들을 볼 수 있는 반가운 자리기도 했다. 이동윤과 허미영 등 방송에 등장하지 않던 그들은 선배들과 함께 한 관객나들이에서 그동안 준비한 많은 것들을 쏟아냈다. 성형전과 성형후, 성형부작용으로 대표되는 개그맨들이 나오는 코너에서 허미영은 성형후 섹시한 여성을 연기하다가도, ‘뮤지컬’을 통해 소매치기범을 멋지게 연기해냈다. 최근 ‘양악수술’을 통해 훈남으로 거듭난 이동윤도 그간 간간히 선보여온 출중한 노래실력을 마음껏 선보여 감동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수근, 김병만’ 이름을 걸고 하는 개그쇼에서 기대했던 것 만큼 이수근과 김병만의 활약이 적었던 점, 잦은 음향사고로 관객들이 공연에만 집중하기 힘들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2011년도 코미디를 우뚝 받쳐주고 있는 웃긴남자 김병만 이수근이 있어 한 껏 웃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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