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새해 벽두부터 인사태풍 분다" 술렁

입력 2011-01-03 10:53 수정 2011-01-0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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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31 개각 후폭풍 … 대폭 물갈이 될 듯

신묘년 새해부터 금융권 고위 각료와 최고 경영자(CEO)의 대폭 물갈이가 전망되고 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의 용퇴에 이어 김석동 전 농협경제연구소장이 금융위원회의 신임 수장으로 내정되면서 금융감독원장과 금융권 CEO들의 인사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수장의 후임을 결정하는 큰 고리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연임하는 것으로 풀이되면서 금감원장의 결정도 새해 초로 넘어갔다. 금감원장의 후임이 결정되면 공석인 수출입은행장의 후임을 비롯한 금융권 CEO의 인사도 연이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CEO 교체 변수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번 금융권 인사로 정권 초기의 관치 논란을 벗을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수장은 누구?=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의 인사 방향은 국책은행이나 금융 공기업 인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석동 신임 금융위원장이 발탁되면서 청와대가 관치 논란을 벗기 위해 시장친화력이 높은 관료들이 선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새해 초 금융 공기업과 금융권 CEO들의 인사도 시장을 잘 알고 대응하는 인물들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각에서는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경북 상주 출신의 내부인사인 조준희 신임 행장이 발탁되자 앞으로의 인사도 특정 지역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장이 결정되면서 새해 초 금감원장도 교체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금감원장의 후임을 놓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과 김용환 금감원 수석 부원장의 내부 발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행시 23회 동기생으로 조직 내에서 업무능력을 검증받은 데다 위아래로 신망이 두텁다. 대구 출신인 권혁세 부위원장이 유력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오히려 역차별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금감원장은 앞으로 G20에서 합의된 방안들을 국제사회에서 협의해야 하는 역할도 있는 만큼 해외 경험도 금감원장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금융위 부위원장으로는 권혁세 현재 부위원장이 그대로 유임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또 금융위 1급들이 내부승진할 수도 있다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CEO들 연임 또는 교체?= 금융수장들의 교체가 이뤄진 후에는 금융권 CEO들의 교체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올해 3월 주총을 앞두고 은행장들과 지주사 임원들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미 연봉 4억원을 넘는 기업은행장에는 내부 출신인 조준희 신임 행장이 선임됐다. 내부적으로 첫 행원 출신의 행장인 만큼 향후 금융 공기업 CEO를 선임하는 데에 내부 출신이 유력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도 민영화를 앞두고 내부출신을 선임하는 등 시중은행의 모습을 갖추고자 하고 있다”며 “산업은행도 본격적으로 민영화 작업을 추진하는 만큼 민유성 회장의 후임으로 내부 출신을 기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수 수출입은행장이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선임되면서 수출입은행장의 자리도 공석이 됐다. 수출입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정부와 금융기관 간 가교역할을 하며 국내외 금융시장과 관련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어 행장 입성을 노리는 지원자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외화자금 조달시장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시점에 외화조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수출입은행의 수장 자리를 기약 없이 비워둘 수도 없는 상황이다.

수출입은행장의 선임 절차는 기획재정부장관의 제청이나 행장추천위원회를 통한 추천 등 두 가지 중 하나로 가능하다. 예전 진동수 전 행장은 공모방식을 거쳤지만 김동수 전 행장은 기획재정부장관의 제청방식을 통해 선임됐다.

수출입은행장의 자리는 기재부 1차관이 주로 지내왔기 때문에 1차관들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업은행처럼 내부발탁도 변수로 남아있다.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도 이같은 사정을 반영하는 예상도가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인사에서 가장 큰 변수는 민영화이다. 우선 우리금융의 독자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이팔성 회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초 민영화 방안을 새롭게 제시할 수도 있는 만큼 그동안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왔던 이팔성 회장의 교체는 거의 불가능해보인다. 실제 금융권에서도 이팔성 회장을 대신할만한 뚜렷한 후보가 거론되고 있지도 않다.

올해 3월 임기 만료가 도래되는 우리은행장의 경우에는 현재 이종휘 행장의 연임도 가능성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후임에 대한 하마평도 많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윤상구 지주사 전무, 김정한 지주사 전무, 김희태 우리은행 중국법인장 등이 떠오르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에 주력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 역시 지주사와 은행 경영진들이 올해 3월 임기 만료된다. 현재로서는 김승유 지주사 회장, 김종열 지주사 사장, 김정태 은행장 모두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나 외환은행 인수작업이 완벽하게 성사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현재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의 후임 인사도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내홍에 휩싸였던 신한금융지주에서는 이백순 행장이 불구속 기소가 되면서 지난달 30일 서둘러 행장을 선임했다. 신임 행장으로 서진원 신한생명 사장이 발탁되면서 류시열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조직화합을 우선시하면서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한금융의 대표이사 회장은 현재 류시열 회장직 대행이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지주사 측에서는 이달 중 신임 회장의 선임기준 등을 마련해 주총인 3월 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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