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이명박 정부 3기 경제팀이 새롭게 진용을 갖췄다. 이른바 ‘모피아’ 출신들이다.
그러나 올해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그리 녹록치 만은 않다. 때문에 수장인 윤 장관을 중심으로 ‘5% 성장, 3% 물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실상 유임으로 볼 수 있는 윤 장관의 리더십이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김동수 물가 3% 이뤄낼까 = 우선 물가는 김동수 후보자가 맡았다. 행정고시 22회 출신인 그는 재정부에서 소비자정책과장, 생활물가과장, 물가정책과장, 경제협력국장, 정책홍보관리실장, 차관보, 제1차관 등 주로 물가 관리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당장 발 등의 불이 떨어졌다. 새해부터 도시가스 용도별 도매요금이 ㎡당 평균 5.3% 인상됐다. 내달 지역난방 열요금 인상도 불가피하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9월 이후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며, 한은의 물가안정 중심치 3.0%를 넘어 섰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곡물 가격도 치솟고 있다.
특히 중국이 올해 상반기 중 전략비축유 확보에 나설 경우 100달러를 넘기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국내 휘발유 값은 연간 평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리터당 1700원대를 넘었고, 신선식품 가격은 지난해 21.3%나 올라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로서는 3% 물가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중경, 무역액 1조시대 여나 = 최중경 지경부 장관 후보자는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강력한 버팀목인 수출에 강드라이브를 걸어 올해 무역액 1조원 시대를 열 계획이다. 특히 최 후보자는 금융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재무관료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근무하다 바로 지경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만큼 실물경제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신흥개도국 내수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수출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국내 무역업체 919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인 54.9%는 올해 수출이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41.3%는 원자재 가격 상승, 30.8%는 원·달러 하락 및 변동성 확대, 22.7%는 수입수요 둔화, 2.6%는 자금운영 어려움 등을 꼽았다.
수출은 늘겠지만 비교적 조절이 힘든 외부 요인들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다는 얘기다.
◇윤증현 장관 리더십 시험대 = 윤 장관은 사실상 마지막 시험대에 올랐다. 김 후보자가 3%의 물가, 최 후보자가 수출을 통한 ‘성장’을 이뤄내지 못하면 윤 장관의 경력에도 상당한 흠집이 난다. 이 경우 우리나라 경제 수장이라는 점에서 경제 전체를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 윤 장관의 리더십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 북한 리스크, 유럽의 재정위기 등 굵직굵직한 대외 변수들이 곳곳에 깔려 있다.
한편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ESCAP)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 조사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2%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같지만 재정부 목표인 5% 내외와는 큰 차이가 난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성장률을 4.5%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