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뮤지컬 지킬앤 하이드, 아름다운 비극에 객석은 숨죽였다

입력 2010-12-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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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비극, 객석은 숨죽였다

▲사진제공 오디뮤지컬컴퍼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누가 그랬던가. 명성이 자자한 ‘지킬앤 하이드’는 기대이상이었다. 제대후 ‘조지킬’로 돌아온 배우 조승우를 비롯해 류정한, 김준현, 홍광호는 모두 완벽한 ‘지킬’과 ‘하이드’로 변해 있었다.

티켓예배 15분만에 전석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던 ‘지킬앤 하이드’는 1885년 런던, 헨리 지킬이라는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의 이야기다.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해야 하던 그는 대상을 찾지 못해 자기 자신을 실험하기로 결정한다. 결국 정신이 선과 악으로 분열되면서 악으로만 가득 찬 제 2의 인물 ‘하이드’가 내면을 차지하게 된다.

실험이 진행될수록 지킬은 약혼자인 엠마와 점점 멀어지고, 술집에서 만난 루시와는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가 한 남성에게 상처를 입고, 그녀를 그렇게 만든 사람이 ‘하이드’라는 것을 안 지킬은 불안함에 휩싸인다. 실험이 계속되자, 하이드는 자신의 의견을 반대했던 임원들을 하나하나 살해하기 시작한다.

한편 지킬의 편지에서 그의 사정을 알게된 와트슨은 지킬에게 루시를 런던에서 떠나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지킬은 루시가 떠날 준비를 할 때 하이드로 변해 그녀를 살해한다. 지킬은 결국 엠마와의 결혼식장에서 하이드로 변해 엠마마저 살해하려 한다. 이에 엠마는 침착하게 내면의 지킬을 불러내고, 지킬은 하이드를 없애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지킬앤 하이드에서 가장 중요한 볼거리는 지킬과 하이드로 변신해, 이성과 감성, 선과 악, 백과 흑의 양 극단을 오가는 ‘지킬’의 표현력이다. 평상시 부드럽던 지킬의 목소리와 하이드로 변했을때의 허스키하고 강한 목소리의 지킬은 전혀 다른 배우인 듯한 느낌을 준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눈앞에서 지킬에서 하이드로 변신하지만 일부 관객들은 이마저 믿을 수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만큼 지킬과 하이드의 거리는 멀게만 느껴진다.

불과 몇 초 간격으로 지킬과 하이드를 오가던 남자주인공의 모습에 관객들은 함성을 보냈다. ‘지킬앤 하이드’의 대표곡으로 알려진 ‘지금 이순간’을 부르던 1부 클라이맥스가 지난 뒤에는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자신을 사랑했던 여인(루시)을 죽이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엠마) 앞에서 지킬이 목숨을 끊자 여배우는 엔딩콜을 외칠 때까지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일부 관객들은 눈물을 멈추지 못하고 흐느꼈다.

스릴러물 특성상 어둡고 진지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웅장한 음악과 적절한 균형감을 이뤘다. 하지만 세계적인 뮤지컬을 담기에는 비좁은 국내최초의 뮤지컬 전용극장은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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