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 백인백색의 골퍼유형

입력 2010-12-2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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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재미는 백인백색(百人百色)이라는데 있다. 모두가 같으면 재미가 없다. 성격도 다르고, 스윙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모두 다르다. 그래서 골프는 매력적이고 색다른 묘미가 있다. 우리는 어떤 유형의 골퍼가 있을까.

▲일러스트 홍종현 기자 cartoooon@

△또박이 형

또박또박 친다. 단타자(短打者)다. 그래서 미스 샷이 거의 없다. 쉽게 무너지지 않아 장타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골퍼다. 장타자 3명과 함께 라운드를 하면 승률이 100%. 3명이 장타전쟁을 하는 동안 또박이 골퍼는 주머니가 행복하다.

△몰입 형

말이 없다. 플레이하는 동안 아마도 입에서 ‘곰팡이’가 필 것 같은 사람. 국내 최다승자 ‘포커페이스’ 최상호가 대표적이다. 한번 집중하면 옆에서 폭탄이 터져도 모를 정도다. 매 샷에 집중한다.

△송곳 형

정확한 스윙이 마치 컴퓨터 로봇 같다. 샷이 정확한 것은 물론이고 준비동작까지 완벽하게 해낸다. 이를테면 방향을 보고, 연습스윙을 하고, 그리고 셋업을 하고, 그리고 스윙을 한다. 프리 루틴이 일정하다. 이런 골퍼는 신경질적인 골퍼가 많다.

△떠버리 형

한시도 쉬지 않고 입을 놀린다. 끊임없이 해설을 한다. 골퍼들과 대화를 안 하면 캐디에게 농담을 던진다. 혼잣말로 중얼거릴 때도 있다. 일일이 참견하고 레슨까지 하려고 덤비는 골퍼는 동반자들에게 왕따 당한다. 조심할 일이다.

△제멋대로 형

일명 안면몰수 형이다. 모든 것을 무시하는 골퍼.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 에티켓이나 매너는 꽝. 남의 시선에 아랑곳없다. 티오프 시간에 늦어도 미안한 기색도 없다. 티오프 순서도 무시한다. 늘 선(先.오너)이다. 동반자가 보아도 볼을 좋은 자리로 옮긴다. 해저드에 들어간 볼은 페어웨이 중앙에 내놓고 친다. 옆에서 보는 사람을 왕짜증 나게 하는 스타일. 다시는 함께 플레이하고 싶지 않은 골퍼다.

△들쑥날쑥 형

타수가 불안하다. 어느 날은 70대 쳤다가 다음 날은 90타대를 오간다. 핸디캡은 정해져 있는데 컨디션이나 기분, 동반자들에 따라 스코어가 예측불허인 골퍼다.

‘그분이 오신 날’은 모든 샷이 잘된다. 한번 필(feel)을 받으면 싱글 스코어를 내기도 하지만 주로 많은 시간을 러프나 나무 사이에서 볼을 찾는 일이 많다. 스윙이 빠르고 주로 장타를 내는 골퍼가 많다. 한방에 승부를 거는 스타일이다.

△투덜이 형

잘 맞으나 못 맞으나 조잘대는 스타일. 자기 샷에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유형이다. 핀과 200야드 남은 거리에서 5번 아이언으로 그린에 올려놓고도 “에이, 마라도 온(on)이잖아”하며 투덜댄다. 이런 골퍼는 동반자들을 신경 쓰게 한다. 모든 잘못은 캐디에게 돌린다. 그런데 대부분 스코어가 좋다.

△오지랖 형

자신뿐 아니라 동반자 스코어까지 다 센디. 이런 골퍼는 숫자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너는 2온 2퍼트 파, 또 너는 5온 1퍼트 더블보기, 넌 3온 3퍼트 더블보기, 그리고 난 4온 1퍼트 보기’. 내가 치는 것보다 남이 치는 것에 더 신경 쓴다. 특히 내기할 때 이런 사람에게 걸리면 골치 아프다. 누구나 스코어를 잘 못 셀 수 도 있다. 이런 골퍼를 만나면 스코어를 속일 생각을 하지 말라.

△팔방미인 형

골프 기량도 좋고, 예의도 바르고, 그린피와 식음료 비용도 잘 낸다. 그리고 분위기 메이커 노릇뿐 아니라 동반자를 즐겁고 편안하게 한다. 골프규칙도 잘 알지만 동반자들을 기분 나쁘지 않게 규칙 처리에 능숙하다. 재담도 겸비하고 있다. 이런 골퍼는 언제든지 라운드를 하고 싶은 사람이다. 골프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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