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연합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28일 또 다시 북한의 포성이 청취돼 한때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서해5도에 긴장이 고조됐다.
북한의 포격으로 생명을 위협 받고 삶의 터전까지 잃어버린 연평도 주민들이 심각한 심리적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인천으로 대피한 주민들에게는 곳곳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 北 포격 또 다시 청취...연평도, 주민들 대피하는 등 한 때 긴장고조
이날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가운데 오전 11시20분께 북한의 방사포 발사 징후가 포착돼 군 당국이 연평도 주민과 취재진, 재해복구인력 등에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가 11시57분께 해제했다.
군 관계자는 “연평도에서 포성이 청취되는 등 북한의 포격 도발 징후가 포착됐다”며 “이에 따라 주민과 취재진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으나 37분여만에 이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 연평도 주민들 심각한 공황장애 겪어
북한의 포격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은 데다 삶의 터전마저 흔들린 연평도 주민들이 심각한 심리적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청은 연평도 주민 52명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한 결과 상당수 주민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29일 밝혔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27일부터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 한국EAP협회 등과 함께 합동심리상담지원반을 구성해 연평도 폭격 피해 주민들의 심리상담한 결과 많은 주민이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등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를 보였다.
상담을 받은 한 가족의 경우 할아버지는 말을 잃고 헛웃음만 계속 웃었고 며느리는 식욕저하와 두통, 위염 등 스트레스 증세를 보이면서 “연평도에 돌아가기 싫다”라며 극도의 공포감을 드러냈다. 남편은 조그만 것에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또 다른 주민은 심리적 공황 때문인지 공복감을 호소했고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신경쇠약 증세를 보였다고 보고됐다.
소방방재청은 현재 폭격 부상자와 임시대피소 주민 400여명을 상대로 이들이 거처한 병원과 임시 숙소에 부스를 마련해 상담하고 있지만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인천시와 함께 심리 치료를 위한 전용공간을 마련할 방침이다.
◇ 대피한 주민들에게는 온정의 손길 이어져...
인천으로 대피한 주민들에게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가천의과학대학교 길병원과 인천시 옹진군보건소는 북한군의 공격으로 물리적.정신적 피해를 본 주민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찜질방 1층과 2층에서 각각 응급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인천 중부소방서 119구급대원들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 돌아가며 찜질방을 지키고 있다.
인천시와 옹진군,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서도 지난 25일부터 30~60명의 봉사원이 안내, 청소, 배식 봉사 등을 맡고 있다.
‘가정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익명의 기부자가 주민비상대책위원회에 피자 40판과 음료수를 전해와 훈훈함을 더했다.
단체 급식 외에 별다른 간식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던 연평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얼굴에는 모처럼 웃음꽃이 폈다.
백령도 주민들은 북한군의 포격으로 막대한 피해를 당한 연평도 주민을 돕기 위해 성금 모금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인천시 옹진군 백령면 18개리 이장단은 29일부터 12월3일까지 5일 동안 백령도 주민을 대상으로 성금을 모아 옹진군에 전달해 연평도 주민을 도울 계획이다.
이날 인천과 섬지역을 오가는 12개 항로, 13척의 여객선이 정상 운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