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책 시장에 연말 특수를 겨냥한 신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일본 전자책 시장은 애플의 ‘아이패드’같은 태블릿 PC형과 아마존의 ‘킨들’같은 독서 전용기기로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태블릿PC형은 애플 ‘아이패드’를 필두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과 샤프의 ‘갈라파고스(GALAPAGOS)’, NEC빅로브도 ‘스마티아’ 등 4강 구도로 치열한 점유율 전쟁이 예상된다.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이 주도하는 독서전용 단말기에는 소니의 ‘리더’가 가세해 점유율 쟁탈전을 벌인다.
업계에서는 형식은 다르지만 전자책 단말기 기능이 공통되는 만큼 콘텐츠 서비스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니는 25일 전자책 단말기 ‘리더’의 신형을 내달 10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소니의 신형 ‘리더’는 대당 1400권의 책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을 갖추고 있다. 1400권은 한 달에 책 3권을 읽는 사람이 38년간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소니의 리더는 2006년 출시된 이래 현재 미국과 유럽 등 13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터치패널 방식의 신형 ‘리더’는 전자페이퍼라 불리는 기술을 채용했고, LCD 디스플레이와 달리 백라이트가 없어 장시간의 독서에도 눈이 피로하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한번 충전으로 2주간 사용이 가능하지만 아쉬운 점은 통신기능이 없어 PC에 연결해 서적을 저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 전자책 시장에서 전쟁의 불씨를 당긴 것은 지난 5월 첫 선을 보인 애플의 ‘아이패드’.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자극을 받은 라이벌 업체들은 구글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단말기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일본의 대형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는 26일 ‘갤럭시탭’을, 샤프는 12월 중에 ‘갈라파고스’를 각각 투입한다. NEC빅로브는 7인치 화면의 ‘스마티아’를 내달 6일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 태블릿PC는 인터넷에 직접 접속이 가능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 이메일과 동영상, 게임 등의 기능은 기본이며 독서 역시 다양한 기능 중 하나다.
미국 시장 비중이 높은 소니의 경우 독서전용 단말기를 선택한 것은 미국 시장에서는 태블릿PC보다 독서전용 단말기를 통한 서적 판매율이 더 높다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소니는 온라인에 전자책 전문서점인 ‘리더 스토어’를 열어 ‘리더’ 보급을 한층 활성화하고 동시에 안정적인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소니의 ‘리더 스토어’는 또 다른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전자서점의 난립에 따른 콘텐츠 확보 전쟁이다. NTT도코모와KDDI 등 대형 통신사들은 대형 출판사나 서점과 손잡고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NTT도코모와 제휴한 다이니혼인쇄는 전자책 서점 ‘혼토’를 오픈, 다운로드한 콘텐츠는 갤럭시탭을 통해 열람할 수 있게 한다.
샤프는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CC)과 손잡고 ‘갈라파고스’용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경우 ‘아이패드’를 독점 판매하고 있는 만큼 이미 탄탄한 컨텐츠를 확보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소니의 전자책 사업 책임자인 노구치 후지오 미국 소니 일렉트로닉스 수석 부사장은 “전자책 시장은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인쇄 기술을 발명한 이래 최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면서 “일본의 전자책 시장은 미국에 버금가는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