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방북한 헤커 미국 스텐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에게 원심분리기 수천개를 보유한 우라늄농축시설을 보여주면서 북핵 파장이 다시 커지고 있다.
북한에서 영변의 핵시설을 견학하고 돌아온 헤커 소장은 20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북한 영변 핵시설 방문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설치한 영변 경수로의 우라늄농축 설비에 2000개의 원심분리기가 구축돼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특히 연간 8000kg SWU(Seperative Work Unit, 농축서비스 단위)의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이 같은 역량이라면 북한은 핵무기 연료로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을 연간 최대 40kg까지 농축할 수 있다고 헤커 소장이 밝혔다.
북한은 원심분리기가 국내에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헤커 소장은 전했다.
한중일에 급파된 보스워즈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2일 6자회담의 한국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회동했다.
위 본부장과 보즈워스 대표는 회동에서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원심분리기 공개와 영변 경수로 건설, 핵실험 준비 징후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을 논의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후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김성환 외교장관을 면담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정부는 우라늄농축에 대한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이며 북한은 6자회담 관련국들 및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 추가적인 상황악화를 자제하고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핵실험에 따른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우라늄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가 대규모로 북한에 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6자회담 참가국들과 공동대응방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위성락 본부장은 22일 1박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6자회담 재개 등에 대한 입장을 조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