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의 핵 전문가에게 원심분리기 수백개를 갖춘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핵기술 수준과 능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북한을 방문한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은 20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를 통해 북한 영변에서 수백개의 정교한 원심분리기가 설치돼 있는 것을 목격했으며 이 우라늄 농축시설은 이제 막 건설된 것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소식이 맞다면 이는 작년 6월 "우라늄 농축 기술개발이 성과적으로 진행돼 시험단계에 들어섰다"는 북한 외무성 성명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이런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특수정찰기(WC-135W)와 첩보위성 등을 통해 증거 수집에 주력해왔다.
정보당국은 현재 북한이 우라늄 농축 기술을 확보했으며 플루토늄 40여㎏을 확보하고 일부 개발된 핵무기를 실전배치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 2일 국회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통해 핵무기화하는 것도 진행되고 있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핵융합의 경우 기초적 수준은 시작됐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 기술을 통해 핵무기 생산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에 앞서 일부 생산된 플루토늄 핵무기는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김 장관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당국은 북한이 핵무기화할 수 있는 플루토늄 40여㎏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보통 핵무기 1기를 만드는데 플루토늄 6~7㎏이 필요하기 때문에 핵무기를 6~8기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그러나 데니스 블레어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지난달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무기 8~10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북한이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 2000개를 설치해 가동 중이라고 미국 전문가에게 설명함에 따라 핵폭탄 제조기술과 능력이 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데 있다.
우라늄 농축을 통해 농축 우라늄 20㎏급의 핵무기를 연간 1기 생산하려면 1000개의 원심분리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연간 2기의 핵무기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셈이다.
우라늄탄 제조공정은 플루토늄탄에 비해 훨씬 은밀하면서도 성능이 우수한 핵무기를 만들 수 있고 이전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북한에는 질 좋은 천연 우라늄이 대량 매장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