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규모와 종목 분석력의 상관관계가 무관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3분기 실적 전망을 토대로 시중 증권사의 리서치 분석력을 조사한 결과 유진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 등 중소 증권사의 분석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증권사에서는 대우증권이 올랐으며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이 체면치례를 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투데이가 16일 현재 Fn가이드에 제공된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보고서의 실적 추정치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 조사 방법은 각 종목별로 영업이익 추정치가 실제 발표치와 가장 근접한(오차가 적은) 증권사 상위 5개사를 뽑아 5점부터 1점까지 점수를 부여했다.
조사결과 1위는 17점의 점수를 얻은 유진투자증권이 차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한국전력의 실적 추정에서 정확도가 가장 뛰어났고 LG화학과 KB금융, 포스코 등에서도 순위권에 들면서 1위에 올랐다.
2위에는 14점의 점수를 기록한 KTB투자증권이 차지했다. KTB투자증권 역시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삼성생명, KB금융, 한국전력 등에서 추정치가 실제 발표치에 근접했다.
그 뒤를 이어 대형사 중에서 대우증권이 13점의 점수로 상위권에 오르면서 대형 증권사로서의 체면을 차렸다. 대우증권은 현대차의 추정 실적이 실제치에 가장 근접했고 현대중공업과 신한지주의 추정 실적도 비교적 정확하게 맞혔다.
그 외에 토러스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이 11~10점의 총점으로 4~6위에 올랐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 실적은 비교적 정확했으나 현대중공업과 KB금융 실적 추정치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총점이 낮아졌다.
삼성증권은 삼성생명과 KB금융 단 두 종목에서 모두 가장 오차가 적은 추정실적을 발표해 고득점을 기록했다. 하위권에서는 한화와 우리투자증권이 각각 1점씩 얻으면서 리서치 센터의 규모와 분석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알리는 대표적인 증권사가 됐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실적 추정치 중 일부는 발표치와 비교해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오차까지 나면서 있으나 마나한 추정치를 내놓는 경우도 다수 발견됐다.
키움과 토러스투자증권의 경우 삼성증권이 실적을 발표하기 2개월 전에 추정치를 내놨다는 핸디캡이 있었으나 영업이익 오차가 7000억원을 상회했으며, 한국전력의 경우 대우증권이 2개월 전에 내놓은 실적 추정치와 발표치와는 무려 1조3000억여원에 달하는 오차가 발생하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조병문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들에게 투자의견 제공시 ‘매수’ 의견을 남발하지 않도록 즉 ‘매수’를 위한 ‘매수’를 제시하지 않도록 강조했다”면서 “리포트를 쓸 때 밸류에이션(valuation, 목표주가 추정 작업)에 가장 크게 중점을 두도록 강조했다”고 말했다.
즉 애널리스트들이 기업과 산업에 대한 실적 분석과 전망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적 전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망한 실적을 갖고 밸류에이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