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기 지도자에 대한 윤곽이 잡혔다.
중국의 미래를 가름할 중국 공산당 제 17기 당 중앙위원회 제 5차 전체회의(5중전회)가 폐막된 가운데 시진핀 부주석이 사실상 후진타오 주석의 후계자로 결정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8일(현지시간) 시진핑 국가 부주석의 군사위원회 부주석 취임 등 5중전회 회의 결과를 보도했다.
이번 5중전회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시진핑 부주석의 군사위 부주석 선출 여부였다.
당초 시 부주석은 지난해 4중전회에서 부주석 취임이 유력시됐지만 선출이 불발돼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군사위 부주석에 취임하면서 시 부주석은 차기 주석으로의 9부능선을 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국 최고지도자인 주석은 50대의 젊은 후보자를 중국 권력 핵심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발탁해 정치적 역량을 키우고 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선출해 군 경험을 쌓게 한 뒤 이양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후진타오 주석도 지난 1999년 9월 15기 4중전회에서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취임해 지난 2004년 9월 군사위 주석으로 취임하면서 권력을 완전히 이양 받기 전까지 5년 동안 군 경험을 쌓았다.
시진핑 부주석도 지난 2007년 10월 17기 1중전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서열 6위에 오르고 다음해 국가 부주석에 취임한데 이어 이번에 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선출되면서 후계 구도를 안정적으로 굳히게 됐다.
한편 시진핑 부주석의 후계구도 확립은 중국 최고권력의 평화적 이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중국의 최고 권력집단은 크게 상하이방과 태자당 및 공청단 등 3부류로 나눌 수 있다.
상하이방은 장쩌민 전 주석이 대표적 인물로 1980년대 후반 덩샤오핑이 천안문 사태를 진압하고 강경진압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장쩌민 상하이 시장을 차기 후계자로 지명하면서 부상한 정치세력이다.
상하이방은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상하이시를 기본 배경으로 하고 있는 엘리트 그룹이 중심이다.
공청단은 중국공산주의청년단의 약칭으로 후진타오 주석이 중심 인물로 대부분 공산당 원로의 자제들로 구성된 태자당이나 동부 연안의 엘리트 중심인 상하이방과 달리 농촌문제나 저소득 등 서민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태자당은 공산당과 군 및 정치계의 원로나 고위 간부의 자제를 일컫는 말로 이들은 당ㆍ정ㆍ군ㆍ경제계에 약 4000명이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부주석도 아버지인 시중쉰이 국무원 부총리와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정통 태자당 출신이다.
이번에 시진핑 부주석이 후계 구도를 확립하면서 중국 주석직은 장쩌민(상하이방), 후진타오(공청단), 시진핑(태자당) 순으로 권력의 무게중심이 순차적으로 이동하게 됐다.
게다가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 부총리는 공청단 계열이어서 중국 최고 권력은 견제와 균형의 묘를 살릴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