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변화가 일고 있다. 일부 차량의 대규모 리콜에 따른 차량 안전성 강화 움직임에 명품차에 대한 인기가 식어가고 있는 것.
제너럴모터스(GM)가 올해 가을 선보일 준중형 세단 '2011년형 시보레 크루즈'는 경제적인 가격에다 에어백 및 차체자세제어장치(ESC) 등 안전 기능까지 겸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ESC는 갑작스런 장애물이 출현하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운전자의 의지와 실제 차량의 움직임을 비교, 자동차의 네 바퀴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제어함으로써 안전한 조향을 가능케 하는 첨단 장치다.
현재 ESC는 소형차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리콜이 단행된 포드의 전기차 포커스와 도요타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코롤라 등에는 필수 장치로 자리매김했다.
시보레 크루즈의 에어백 가격은 렉서스의 스포츠세단 GS와 비슷한 5만달러 정도지만 차량은 최소 1만6995달러(약 1950만원)로 저렴한 수준.
GM의 1994년형 시보레 카발리는 에어백 및 ESC가 장착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만2000달러 정도다.
현대자동차의 엘란트라, 혼다자도차의 시빅, 포드자동차의 피에스타 등 경쟁 차량에 설치된 에어백은 6개에 불과한 반면 시보레 크루즈는 10개의 에어백을 갖고 있다.
이 차량의 몸체를 더 가볍고 강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된 고강도 철강은 차량 충돌시 충격을 최대한 완화시켜준다.
미국 자동차 딜러 사업체인 펜스케의 데이비드 샌즈 타이슨코너 지점 메르세데스-벤츠 총책임자는 "모든 구매자들의 차량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차량이 시보레든 메르세데스-벤츠든 상관없이 대부분 상당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변화는 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소비자와 자동차 산업 가치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소비자들은 차량의 특징과 안전도를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 미 교통 당국은 차량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안전성 제어 장치와 측면 에어백 등을 장착하도록 규제하고 있기도 하다.
과거에는 고가의 명품차에만 최첨단 안전 기술이 도입되곤 했다. 럭셔리 차량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는 발달된 기술로 지난 1983년 에어백을 처음으로 출시한데 이어 1988년 에어백을 탑재한 차량을 내놨다.
그해 에어백 사용을 반대하던 리 아이아코카 크라이슬러 전 회장은 찬성으로 입장을 전환, 자사 모든 차량에 에어백을 장착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크라이슬러 등 명품차에는 이들의 에어백 등 기술 개발에 드는 비용이 포함돼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
PC와 모바일폰 등의 사용이 보편화된 오늘날에는 자동차 메이커와 전자 기술 공급사들이 더욱 적당한 가격에 안전성을 비롯한 다용도적 기능을 갖춘 차량 제조를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