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송도 챔피언십...한국시니어 투어 '높은 벽' 실감

입력 2010-09-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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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인사이드]

골프는 야구와 비슷한 경우가 많다.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고 했다. 골프는 마지막 홀에서 장갑을 벗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12일 송도 국제신도시 잭 니클라우스GC(파72. 7,087야드)에서 끝난 미PGA 시니어투어 ‘게일 인비테이셔널 포스코건설 송도 챔피언십’ 최종일 경기. 골프가 가진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 흥미로운 게임이었다.

누가 보아도 우승은 프레드 펑크(54.미국). 그러나 1미터도 안 되는 그 짧은 퍼팅이 홀을 빗겨가면서 챔피언은 ‘왼손잡이’ 러스 코크란(52.미국)에게 넘겨줘야 했다.

러스 코르란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1991년 센텔웨스턴오픈 이후 19년2개월5일만에 우승컵을 손에 쥔 것이다. PGA투어 405번 출전 만에 거머쥔 챔피언타이틀이다.

코크란은 이날 6타를 줄이며 펑크와 3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타이를 이뤘다. 18번홀에서 펑크는 어이없게 2발자국 버디를 놓쳐 연장전에 들어가는 비운을 맞은 것이다.

18번홀에서 벌어진 연장 첫 홀.

코크란이 먼저 티샷. 코크란은 드라이버 대신 유틸리티(일명 고구마)를 잡았다. 볼은 왼쪽으로 날아갔다. 처음부터 3온 작전. 하지만 세컨드 샷은 왼쪽 벙커에 낙하. 위기상황. 펑크는 장타덕에 아이언을 잡고 세컨드 샷. 하지만 짧아 그린앞 벙커행. 여기까지만 해도 펑크가 유리한 상황.

그러나 코크란의 벙커샷은 완벽했다. 핀 뒤 60.96cm에 붙었다. 하지만 펑크의 벙커샷은 그린앞 에지에 낙하. 그대로 넣으려는 칩샷은 홀을 지나갔고 파로 마무리. 코크란의 우승버디는 홀을 파고 들었다. 코크란은 우승상금 45만6000달러(약 5억2천200만원)를 보태 올 시즌 통산 상금 1백17만달러를 획득, 상금랭킹 4위로 껑충 뛰었다.

한편 미PGA 시니어투어와 한국 시니어 투어는 현격한 기량차이를 보였다.

4명의 선수가 출전한 한국은 최상호(55.카스코)와 박남신(51)이 각각 8오버파 224타로 공동 48위, 최광수(50.동아오츠카)가 13오버파 229타로 53위, 문춘복(58.투어스테이지)이 19오버파 235타로 56위 꼴찌에 그쳤다. 이들 선수들 중 최상호만이 최종일 경기에서 1언더파 71를 쳤고 나머지는 81타까지 치는 등 모두 오버파 행진을 벌였다.

비록 국내에서 열린데자다 거리 등 코스세팅도 그리 어렵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PGA 시니어투어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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