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 대책이후 업계관계자들이 모여 주택방안 선진화 세미나를 개최한 자리에서 양도소득세 등 주택에 대한 세제의 종합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건산연등 건설협회 5개기관은 9일 여의도 화재보험협회에서 주택선진화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주재발표를 한 한양대 이창무 교수는 '다주택자에 대한 논란과 민간임대주택시장 활성화'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다주택자를 규제해 투자·임대사업자의 기능을 약화시킬 경우 원활한 주택공급에 제약이 있을 것"이라며 "다주택자의 투기자로서의 부정적 기능을 억제하되, 주택공급을 위한 투자자 및 임대사업자라는 순기능은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다주택자의 순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부동산시장 상황에 따라 양도세 중과와 완화를 반복하는 정책보다는 일관성있는 다주택자 관련 정책이 필요하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영구적으로 폐지하고, 임대소득에 대한 적정과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완화(임대사업자 기준의 완화)가 이루어진 1999년 이후 자가 거주율은 57%에서 지속적으로 상승, 2003년에는 60%에 도달했다. 하지만 양도소득세 중과가 강화된 2003년 이후에는 오히려 자가거주율이 미세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즉, 양도세 중과 등을 통한 다주택자 규제에도 불구하고 무주택자의 자가보유율은 하락했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와 관련 "현재 국내 주택시장은 전세·보증금이라는 독특한 제도로 인해 투기 가능성이 높고, 임대소득세 징수 또한 어려운 실정"이라며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위해 주택시장의 중심을 전세에서 월세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다주택 보유자에게 시장이자율을 기초로 전세·보증금에 대한 간주임대소득세를 징수해야 한다"며 "임대소득세 납부액을 매각시 양도세 산정에서 공제해준다면 다주택자의 월세 선택 및 장기 임대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조발제를 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주택산업을 둘러싼 최근의 대내외 환경 변화는 경기나 제도적 요건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경제 사회 환경의 변화 등 구조적인 변화의 징조”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미래의 주택시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한 기술발전과 공간기능 및 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건전한 주택시장 조성과 글로벌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택산업의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주택산업 선진화가 추구해야 할 세 가지 기본방향으로 ▲주택산업의 국내외 경쟁력 확보 ▲국가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서 녹색건설 지향 ▲국민의 주거복지 증진 추구 등을 꼽았다.
노영훈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의 주택시장 침체는 조세제도가 아니라 추가 가격하락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며 “지금이 주택 세제와관련된 종합적 세제 개편안을 마련하기에 적절한 시기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 연구위원은 “세금을 통한 집값 잡기 대책은 큰 후유증이 우려된다. 정책의 실효성과 경제적 비효율성을 함께 고려한 세제 마련이 필요하다”며 “1가구 1주택 양도세 감면과 다주택자 중과 같은 단기적 제도를 정비하고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도 선진국과 같은 최고세율 상한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기조발제 및 2개 주제발표 후 서강대학교 김경환 교수의 사회로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 기획재정부 김형돈 재산소비세정책관, 건국대학교 손재영 교수, GS건설경제연구소 이상호 소장, 헤럴드경제 장용동 논설실장, 주거복지연대 남상오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