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협력업체 CEO들이 모인 것은 SK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SK 상생 아카데미'의 일환인 "SK 상생 CEO 세미나' 하반기 과정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 행사는 SK그룹이 중소 협력업체 CEO들의 경영역량 제고를 위해 마련한 전문 교육과정으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 CEO들의 사정을 고려해 매 기수 월 1회 조찬 세미나 형태로 5개월간 운영되는데, 이날은 하반기 과정 개강일이었다.
SK그룹 협력사 CEO들이 여타 강연과 다르게 이 행사에 집중하는 것은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확대의 장으로써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협력사로 컴퓨터용 언어인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다음소프트의 김경서 대표는 "그동안 상생 CEO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SK그룹의 글로벌 전략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이를 통해 기술개발 방향을 잡고 연구개발(R&D)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고 SK와의 파트너십도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예컨대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화두를 던진 IPE의 경우 CEO 세미나를 통해 그 의미를 알게 됐고 이를 통해 다음소프트의 사업추진 방향도 잡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20여년간 SK에너지와 SK건설 협력사로 수년째 세미나에 참석 중인 동일산업의 김상년 대표는 "몇년 전 환율이 크게 문제가 됐지만 관련 지식이 없어 갈피를 못잡고 있을 때 SK 상생 아카데미의 전문가 강의를 듣고 대응전략 마련에 큰 도움을 받은 일도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요즘 거론되는 상생협력은 자금지원이나 기술협력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SK아카데미'처럼 회사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시켜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욱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들의 호응도 매우 좋다. 올해 하반기 수강생 71명 중 40% 가량이 지난 상반기에 수강했던 CEO가 재신청한 것이다.
장종태 SK아카데미 리더십개발센터장은 "주제를 정해서 운영하지 않고 그해 화두가 되는 부문에 촛점을 맞춰 (상생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CEO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장 센터장은 또 "상생경영은 진정성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보고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동반 성장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상생실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올해부터 상생아카데미의 전체 교육 차수를 8회에서 10회로 확대하고 교육시간도 1시간 늘리는 등 교육과정을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교육 프로그램 등을 확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SK그룹은 지난 2006년 최태원 회장이 "일회성 상생 프로그램보다 협력사의 경쟁력을 본질적으로 강화시켜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시함에 따라 상생아카데미가 처음 문을 열었다.
SK 상생아카데미 는 '상생 CEO세미나' 외에 협력사 핵심 부·차장을 대상으로 미니MBA 형식으로 진행되는 '상생MDP(Management Development Program)' , 온라인 교육과정인 '상생 e-Learning'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상생 e-Learning'은 SK가 내부 임직원용으로 구축한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활용해 협력업체 모든 임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생MDP 과정은 지난 5년 동안 1800명이 수료했고, 온라인 과정은 9만8000명이 넘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학습에 참여했다. 이들 3개 전과정을 합치면 10만명을 웃도는 협력업체 임직원이 교육에 참여했다.
SK는 '상생 아카데미' 수강을 희망하는 협력사 임직원 수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조만간 강의 시간과 교육 인원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장 센터장은 "(중소기업에) 물고기를 직접 잡아주기 보다는 잡는 방법을 전수하는 것이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하는 길이라는 믿음에서 공들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