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간) 치러진 호주 연방의회 총선에서 여야 모두 독자 과반 확보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헝 의회(절대 다수당이 없는 의회)'가 70년 만에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호주선거관리위원회(AEC)에 따르면 선거당일 자정까지 77%정도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확정된 비공식 정당별 의석수는 집권 노동당이 70석, 야당연합(자유당 및 국민당) 72석, 녹색당 1석, 무소속 4석이며 서호주주 3석은 확정되지 않았다.
AEC는 집권 노동당과 야당인 자유당이 모두 과반 획득에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일단 개표를 중단했다가 22일 오후부터 다시 개표에 나섰다.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SMH)는 "노동당이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을 포함해 75석을 얻어 가까스로 과반 획득에 성공하겠지만 독자적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76석 확보에는 실패할 것"으로 내다봤다.
AAP통신은 "현재 노동당 및 야당연합 모두 각각 70석을 확보한 상태"라면서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6석 가운데 3석은 노동당이, 2석은 야당연합이, 나머지 1석은 무소속이 각각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 개표 결과 여야 모두 과반 획득에 실패할 경우 호주는 70년 만에 처음으로 이른바 헝의회를 맞이하게 된다.
헝의회가 되면 각 정당이 독자적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없어 정정이 늘 불안하게 되며 결국 조기총선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여야는 무소속 의원 영입에 사활을 건 상태다.
노동당은 녹색당과 이미 공조를 약속한 상태이기 때문에 무소속 의원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 과반 획득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줄리아 길러드 노동당 대표 겸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무소속 의원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길러드 총리는 이미 무소속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호주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과도정부 체제가 가동될 것임을 시사했다.
최대 야당 자유당의 토니 애버트 대표도 "승리를 자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역시 노동당과 마찬가지로 무소속 영입 작업에 적극 뛰어들 방침임을 밝혔다.
AEC는 남은 개표를 가급적 조기에 마무리하고 동시에 프리폴(Pre-Poll), 우편투표 등 선거일 이전 시행된 투표에 대한 개표도 서두를 방침이다.
이는 개표가 거의 완료됐음에도 과반 획득에 성공한 정당이 나오지 않자 모든 형태의 투표에 대한 개표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180여만명의 유권자들이 우편투표 및 프리폴에 나선 만큼 일부 선거구에서는 우편투표 등의 개표 결과가 당락을 좌우할 전망이다.
우편투표 및 프리폴은 통상 선거일 이후 10일 이내에 개표가 완료되는 만큼 이번 총선 최종결과 확정발표는 다음주 안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필 디아크 AEC 대변인은 "선거당일 자정까지 1100만표에 대한 개표가 끝났다"면서 "22일부터 1주일 정도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선거구 개표 및 우편투표, 프리폴 개표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