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4일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3기 청와대 참모진'과 함께 청계천을 찾았다.
쇠고기 파동을 거친 뒤인 2008년 8월과 세종시 수정 방침 발표를 앞둔 지난해 11월에 이어 취임 후 세 번째 공식 방문이다.
청계천은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최대의 치적이자 `이명박표 정치'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이 대통령에게 의미가 각별한 곳이다. 특히 어려운 일을 겪었거나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마음의 고향'과 같은 장소라고 한다.
이날 청계천 방문도 오랜 고심 끝에 마무리한 당.정.청 개편 이후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집권 후반기를 내다보며 심기일전의 각오를 다지는 자리였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참모진 80여명과 함께 오전 7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청계광장에서 고산자교까지 5.5㎞를 산책하면서 시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고 이길호 온라인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신임 참모들을 향해 "여기 처음 와보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농담조로 말한 뒤 청계천 곳곳에 얽힌 사연을 직접 설명했다. 환경과 생태를 고려한 주변 조명시설과 범람을 막도록 설계된 배수구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 대통령과 만난 시민들은 "청계천이 너무 좋아 자주 나온다", "물이 없던 곳에 물이 철철 흐르게 됐다"며 감사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시민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한 중년 여성은 "몇 년을 청계천을 다녔는데 오늘은 대통령을 만나 정말 재수 좋은 날"이라며 "길이길이 잘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건강하세요. 많이 다니시면 더 건강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산책을 마친 뒤 인근 설렁탕집에서 참모진과 30여분간 아침식사를 함께 했다. 특히 새로 임명된 비서관들을 곁에 앉힌 채 대화를 나눴다.
이길호 온라인대변인은 청와대 블로그를 통해 "이날 청계천 방문은 최근 청와대 조직개편 이후 새롭게 짜여진 참모진과의 '내부소통'을 강화하고 심기일전의 새로운 각오를 다진 자리였다"고 설명했다.